'학습효과' 없는 키움, 프레이타스 실패는 당연했다 [MD포커스]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같은 실수가 반복되고 있다.

키움은 지난 22일 외국인 타자 데이비드 프레이타스를 1군에서 말소했다. 홍원기 감독은 "컨디션 조절 차원에서 2군으로 내려 보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키움은 2군행을 통보한지 하루 만에 결단을 내렸다. 23일 KBO에 프레이타스에 대한 웨이버 공시를 요청했다.

키움은 그동안 프레이타스의 타격 성적을 끌어올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프레이타스가 좋았던 시절의 타격 메커니즘을 분석하고 접목을 통해 반등을 노렸다. 하지만 올 시즌 43경기에 출전해 139타수 36안타 2홈런 14타점 타율 0.259, OPS 0.671의 부진한 성적만을 남기고 한국을 떠나게 됐다.

키움은 2018시즌 중 제리 샌즈를 연봉과 인센티브를 포함해 총액 10만 달러에 영입했다. 샌즈는 첫해 25경기에 뛰며 12홈런 타율 0.314로 최고의 '가성비' 역할을 했다. 그리고 2019시즌 28홈런 113타점 타율 0.305의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가성비의 맛을 본 키움은 2020시즌에도 '제2의 샌즈'를 노렸다. 샌즈처럼 메이저리그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독립리그를 경험한 테일러 모터를 총액 35만 달러에 영입했다. 하지만 결과는 대실패였다. 모터는 10경기 만에 타율 0.114의 처참한 성적을 남기고 퇴출됐다.

급해진 키움은 '월드시리즈' 우승을 경험한 에디슨 러셀에게 연봉만 53만 달러를 안기며 긴급 수혈에 나섰다. 하지만 결과는 최악이었다. 러셀은 아시아 리그에 올만한 나이도, 경력도 아닌 '특급 스타'였지만 코로나19 등 여러 사정으로 인해 실전 감각이 크게 떨어져있던 것이 발목을 잡았다.

키움은 또다시 모험을 했다. '공격형 타자' 프레이타스를 총액 60만 달러(연봉 55만+옵션5만 달러)에 품었다. 최근 몇 년간 영입한 타자들 중에 가장 비싼 돈을 안겼다. 하지만 결과 또 다시 실패였다.

직전 시즌의 공백기가 치명적이었다. 바로 작년에 러셀을 두고 한 실수를 반복한 셈이다. 홍 감독은 "영입할 때도 1년의 공백기가 우려스러웠다"며 "2019시즌 성적을 보면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했지만, 지난해 공백이 큰 악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결국 키움은 지난해 모터와 러셀에 이어 프레이타스까지 2년 연속 외국인 타자 농사에 실패했다.

현재 시즌을 절반 가까이 치른 상황이기 때문에 새 외인에게 쓸 수 있는 금액도 60만 달러가 채 되지 않는다. 사용할 수 있는 돈이 많지 않기 때문에 좋은 선수를 영입하는 것도 어렵지만, 두 번의 지출을 하게 됐다. 애초 과감한 투자를 통해 좋은 선수를 영입했어야 했다는 아쉬운 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

물론 2021시즌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외국인 선수 수급이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삼성 라이온즈의 경우 총액 80만 달러(계약금 10만, 연봉 50만, 인센티브 20만 달러)에 호세 피렐라를 영입했다. 피렐라는 66경기에 출전해 88안타 16홈런 55타점 타율 0.328로 몸값을 톡톡히 하고 있다.

물론 최소의 지출로 최고와 성과를 내는 것이 팀 입장에서는 가장 좋은 시나리오다. 코로나19로 구단 재정의 어려움도 이해가 된다. 하지만 김하성의 메이저리그 진출로 적잖은 수익이 있었다. 키움은 지난해의 아쉬움을 겪었지만 '혹시나'하는 마음에 또 한번 같은 실수를 되풀이했다.

[데이비드 프레이타스, 에디슨 러셀.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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