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에이스? 아직…" 손사래친 7연승 중인 '국대' [MD스토리]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토종 에이스는) 아직 아닌 것 같아요"

최원준은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시즌 9차전 홈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6⅓이닝 동안 투구수 96구, 3피안타 2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를 펼쳤다.

이날 최원준은 최고 142km의 포심 패스트볼(56구)를 바탕으로 슬라이더(26구)-체인지업(12구)-커브(2구)를 섞어 던지며, 물오른 삼성 타선을 상대로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를 기록했다. 그리고 시즌 7승째를 수확하며, 올 시즌 무패 행진을 이어갔다.

경기 초반은 군더더기 없는 투구였다. 최원준은 4회까지 세 번의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어내며 삼성 타선을 철저하게 막아냈다. 5회와 6회 각각 득점권 위기에 몰리기도 했지만,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최원준은 5회 2사 1, 2루에서 김지찬을 2루수 땅볼, 6회 2사 2루에서 오재일을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최원준은 "어제(16일) 국가대표에 뽑힌 많은 선수들이 던지는 것을 챙겨봤고, 잘 던졌다. 나도 잘 던져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미소를 지었다.

최원준은 삼성을 상대로 유독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총 12번의 맞대결에서 4승 무패 평균자책점 2.04로 좋았다. 그는 "다른 팀과 다르지 않다. 삼성이 상위권이고 잘 치는 타자가 많아서 집중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선발은 체질이라기보다는 계속 던지다 보니 경험이 쌓이고 하다 보니 결과가 좋았다"고 설명했다.

마운드를 내려오는 과정에서는 조금의 아쉬움을 드러냈다. 최원준은 7회초 선두타자 김동엽을 범타로 잡아낸 뒤 이원석에게 안타를 맞고 교체됐다. 이닝을 매듭짓고 싶었을 마음이 컸다. 하지만 팬들은 팀의 '에이스'이자 '국가대표'의 호투에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최원준은 "아쉬웠다. 더 던지고 싶은 마음이었다. 하지만 팀이 연패에 빠져있었기 때문에 감독님도 위기가 오면 좋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신 것 같다. 아쉬웠지만, 좋은 불펜이 있고, 내려와서는 후회가 없었다"고 말했다.

올 시즌 최원준은 외국인 '원·투 펀치'를 모두 포함해도 가장 안정적인 투구를 펼치고 있다. 토종 에이스로 불려도 손색없을 성적이다. 하지만 최원준은 "(토종 에이스는) 아직 아닌 것 같다"며 "팀이 잘해야 높이 올라갈 수 있고, 그래야 좋은 대우를 받는다"고 손사래를 쳤다.

무패 행진보다는 평균자책점에 신경을 쓰고 있는 최원준이다. 그는 "팀이 많이 이기는 것은 신경을 쓴다. 하지만 작년에도 9승을 하다가 패했기 때문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며 "승보다는 평균자책점에 초점을 맞추고 규정 이닝을 채우고 싶다"고 강조했다.

[두산 베어스 최원준. 사진 = 잠실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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