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154명 조차 탈락했어도…"LG에 굉장히 소중한 자산" [MD포커스]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LG의 '출루 머신'은 올해 한층 업그레이드된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해 출루율 .411로 맹활약하며 LG의 리드오프로 자리매김한 홍창기(28)는 올해 출루율이 무려 .449에 달하고 있다. 현재 KBO 리그에서 출루율 부문 4위에 랭크돼 있으며 1번타자로는 가장 높은 출루율을 기록 중이다.

홍창기는 지난 15일 고척 키움전에서 볼넷은 고르지 못했지만 9회초 결승 2타점을 올리는 적시타를 터뜨리며 승리의 주역이 됐다. 강속구를 자랑하는 키움 마무리투수 조상우를 상대로 터뜨린 한방이라 더욱 값졌다. 홍창기도 칠 때는 쳐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돌직구로 승부하는 조상우의 공이라면 마냥 기다려서는 안 된다. "어차피 직구가 세게 들어오면 삼진을 당한다고 생각했다. 그 상황에서 기다린다고 생각하지 않았다"는 것이 홍창기의 말. '칠 때는 치는' 홍창기는 올 시즌 타율 '3할'을 정확히 채우고 있다.

그래서 지금도 의문이다. 도쿄올림픽 사전등록명단에 왜 그의 이름이 없었던 것일까. 당시 야구 대표팀은 사전등록명단에 154명의 선수를 등록했다. 사전등록명단에 있어야 최종엔트리 선발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웬만한 이름은 다 포함이 됐다고 봐야 한다. 실제로 신인 선수들도 대거 등록을 했으며 심지어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의 이름도 다수 포함했다.

파워히터가 즐비한 외야수 자리는 항상 격전지로 꼽힌다. 이름값과 기록이 화려한 선수들이 많은 포지션이다. 그래도 지난 해 출루율 6위를 차지한 홍창기라면 154명에는 충분히 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 게다가 올해 홍창기의 활약을 보면 출루 능력 만큼은 국가대표급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기에 더욱 큰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비록 홍창기가 대표팀에서는 예비엔트리 조차 진입을 못했지만 LG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라 할 수 있다.

류지현 LG 감독은 "홍창기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우리 팀 공격에서 가장 필요한 선수 중 1명이다"라면서 "그동안 우리 팀 타선을 보면 하락세일 때 게임을 풀어가는 선수가 다른 팀에 비해 적다는 평가였다. 그래서 홍창기라는 유형의 선수가 있는 것 자체가 팀으로서는 굉장히 소중한 자산이다"라고 평가했다.

아무래도 타격이라는 것은 사이클이 있기 마련인데 팀 타선 전체가 빈타에 허덕이는 날도 찾아오기 마련이다. 이럴 때 경기를 풀어가는 능력을 가진 선수가 있어야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투수를 괴롭히는 선구안을 가진 홍창기라면 그 자격이 있다.

류지현 감독은 "내 욕심이겠지만 홍창기와 문보경처럼 끈질기게 투수와 승부하는 타자가 1~2명 더 생긴다면 조금 더 탄탄하고 세밀한 타선을 갖추면서 꾸준히 성적을 올릴 수 있는 팀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홍창기 같은 유형의 타자가 LG 타선에 추가된다면? LG 팬들에게는 즐거운 상상이 아닐 수 없다.

[LG가 15일 오후 서울 고척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KBO리그 LG-키움 경기에서 4-2로 역전승 했다. LG는 9회초 2사 만루 홍창기의 2타점 적시타에 역전에 성공하며 2연승을 기록했다. 결승타를 기록한 홍창기와 하이파이브를 하는 류지현 감독.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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