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실수" 조상우에게 컨디션 관리 위한 등판은 무의미, 그런데…[MD이슈]

[마이데일리 = 고척돔 김진성 기자] "내 실수다. 앞으로 그런 상황에선 올리지 않아야겠다."

키움 마무리투수 조상우는 9일 대전 한화전서 ⅔이닝 3피안타 1탈삼진 1볼넷 2실점으로 부진했다. 그 여파가 10일 대전 한화전(⅓이닝 2피안타 1탈삼진 1볼넷 1실점-패전), 12일 인천 SSG전(⅓이닝 1볼넷 1실점-패전)까지 이어졌다.

9일 경기는 세이브 상황이 아니었다. 6-0 리드, 9회말에 마운드에 올랐다. 5월29일 잠실 LG전 이후 11일만의 등판이었다. 보통 필승계투조 혹은 마무리라고 해도 등판 간격이 길어지면 실전 감각 유지 차원에서 마운드에 오르는 경우가 종종 있다. 조상우의 그날 등판도 그런 차원이었다.

하지만, 조상우는 2사까지 잘 잡고 흔들린 끝에 경기를 마무리하지 못하고 강판했다. 이후 조상우도 키움도 좋은 흐름을 타지 못했다. 키움은 11~12일 인천 SSG전서 잇따라 졌다. 특히 12일에는 조상우가 올라온 9회말에 유격수 김혜성과 3루수 전병우가 잇따라 실책을 하며 무너졌다.

때문에 홍원기 감독은 9일 조상우 투입이 악수였다며 자책했다. 조상우는 컨디션 조절이 필요 없는 투수인 것 같다는 결론을 내렸다. 실제 조상우는 비교적 등판 간격에 관계 없이 좋은 구위를 꾸준히 유지하는 유형의 마무리투수다.

오히려 필승계투조의 투수 혹은 마무리투수들 중에선 점수 차가 클 때 집중력이 떨어져 좋은 내용을 보여주지 못하기도 한다. 아무래도 긴박한 상황만큼 긴장감을 갖기 어렵기 때문이다. 홍 감독은 "아무리 큰 점수차라고 해도, 등판 간격이 길어도 조상우는 긴박한 상황, 동점이나 클러치, 세이브 상황에 내는 게 맞는 것 같다. 내 실수였다. 그런 상황에는 올리지 않아야겠다. 나도 배웠다"라고 했다.

홍 감독은 조상우의 최근 부침이 9일 경기서 자신의 잘못된 기용 때문이었을 뿐, 구위가 떨어지거나 스스로 흔들린 결과는 아니라고 봤다. 실제 12일 패전의 경우, 실책 2개가 결정적이었다. 그리고 13일 인천 SSG전서는 1⅓이닝 2피안타 무실점으로 4점차를 잘 마무리했다.

그런데 또 짚어야 할 게 있다. 9일 경기가 마무리투수에게 긴장감이 떨어질 수 있는 상황(6점차)이었다고 해도 키움에는 특별했다. 팀 노히트가 진행 중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조상우가 9회 2사에서 노시환에게 안타를 맞으면서 아깝게 진기록 수립에 실패했다.

때문에 조상우로선 긴장감이 그렇게 떨어지지 않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홍 감독은 웃으며 '결과론'이라고 해석했다. "그 상황서 다른 투수가 안타를 맞았다면 조상우를 왜 안 썼냐는 얘기도 나왔을 것이다. 어쨌든 그날 팀 노히트를 깨끗하게 달성했다면 KBO리그에 큰 역사를 남길 수 있었는데 이겨도 찝찝한 기분이었다"라고 했다.

그런데 조상우는 15일 고척 LG전서 2-2 동점서 마운드에 올라 또 다시 무너졌다. 2사 만루서 홍창기에게 결승타를 맞고 패전투수가 됐다. 1이닝 2피안타 2탈삼진 2볼넷 2실점. 최근 10경기서 10⅓이닝을 던지면서 볼넷이 8개다. 확실히 제구와 커맨드가 날카롭지 않다. 시즌 19경기서 1승4패9세이브 평균자책점 4.74. 어쨌든 키움에 이 보직은 플랜B가 없다. 조상우=마무리 공식은 거부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재정비의 필요성은 분명히 있다.

[조상우.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