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난데스 '수베로 수비 시프트에 보란 듯 밀어서 4안타 4타점 완승' [유진형의 현장 1mm]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안타왕' 호세 페르난데스(33·두산)가 한화 카롤로스 수베로(49) 감독의 그물망 수비 시프트를 보란듯이 깨보이며 펄펄 날아올랐다.

경기 내내 덕아웃 앞에서서 지켜보던 수베로 감독은 이순간 뒤돌아서 덕아웃 안쪽 의자에 앉고 말았다.

페르난데스는 2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 리그 한화와의 경기에서 5타수 4안타 4타점 1득점으로 맹타를 휘두르며 팀의 9-3으로 승리에 앞장섰다.

특히 페르난데스에게 주목할 점은 2사 후 득점 찬스에서 수베로 감독의 시시각각 변하는 극단적 수비 시프트 속 만들어낸 4안타 모두 밀어서 만들어낸 안타라는 점이다.

한화는 페르난데스처럼 극단적으로 잡아당기는 좌타자가 타석에 설 때면 내·외야수가 1루 쪽으로 이동하는 내야진 시프트를 사용한다.

실제로 한화는 이런 수비 시프를 통해 지난 시즌과는 완전히 달라진 수비효율을 나타내고 있다. KBO리그 공식기록 통계업체 ‘스포츠투아이’에서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한화의 수비효율은 0.711로 10개 구단 중 1위에 올라있다.

하지만 한화 수베로 감독의 수비 시프트가 이날만큼은 두산 페르난데스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수베로 감독은 6회말 2사 1.2루에서 두산 페르난데스가 또다시 수비 시프트 깨며 밀어서 좌익수 키를 넘기는 2타점 2루타를 만들어내자 덕아웃 안쪽으로 들어가 앉으며 답답함을 표출했다. 사실상 이 득점으로 승기는 두산으로 완전히 넘어갔다.

수비 시프를 인지하고 의도적으로 3루 쪽으로 타구를 날리고 싶다고 쉽게 가능한 장면은 아니다. 충분한 대비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페르난데스는 ​"최근 나에게 우익수 방향으로 시프트를 많이 걸고 있다. 반대 방향으로 치는 연습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지난 2년간 연속 안타왕에 올랐지만 2019시즌 197안타, 2020시즌 199안타로 아깝게 200안타를 놓친 페르난데스는 올해 200안타에 도전하고 있다. "올해 최고의 시즌이 될 것 같다. 지난 해에는 처음에 좋았다가 페이스가 떨어졌다면 올해는 늦게 천천히 끌어 올리면서 지금은 많이 올라온 상태다"라는 페르난데스는 200안타 달성 가능성에 대해 "항상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경기에 임하고 있다. 아직 100경기 정도 남았는데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라고 긍정적인 마인드를 보였다.

KBO리그에서 세번째 시즌을 함께하고 있는 페르난데스는 올시즌 앞두고 두산과 계약금 20만 달러, 연봉 60만 달러, 인센티브 30만 달러 등 총액 110만 달러에 계약했다. 한단계 성장한 페르난데스에게 110만 달러의 몸값은 전혀 비싸게 느껴지지 않는다.

[4안타 모두 밀어치며 물오른 타격 실력을 뽐낸 호세 페르난데스.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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