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1652G 추신수도 만만치 않은 KBO리그, 야구는 쉽지 않다[MD이슈]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메이저리그 정규시즌만 16년간 1652경기에 나선 베테랑 중의 베테랑. 커리어는 역대 KBO리거 중 가장 화려하다. 그러나 역시 야구는 쉽지 않다.

SSG 추신수의 고전이 장기화된다. 개막 후 3경기 연속 안타 두 차례에, 4월 27일 인천 KT전부터 2일 잠실 두산전까지 6경기 연속 안타도 한 차례 기록했다. 그러나 이후 6경기 연속 무안타에 그쳤다.

12일 부산 롯데전서 침묵을 깨고 솔로포 포함 2안타를 날렸다. 그러나 13일 부산 롯데전서 5타수 1안타로 다시 숨을 골랐다. 특히 5월 들어 10경기서 타율 0.167 2홈런 5타점 3득점 11사사구 16삼진으로 좋지 않다.

올 시즌 32경기서 112타수 24안타 타율 0.214 7홈런 17타점 17득점 8도루. 홈런과 도루만 보면 20-20도 거뜬해 보인다. 그러나 다른 세부적 수치는 좋지 않다. 애버리지가 예상보다 올라오지 않는다.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들 중 뒤에서 6위다.

득점권타율도 0.250에 불과하다.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들 중 공동 39위. 장타율(0.411) 28위에 출루율(0.371) 30위로 평범하다. 24개의 볼넷으로 리그에서 두 번째로 많이 걸어나갔다. 그러나 삼진도 33개로 리그에서 네 번째로 많이 당했다.

기존 톱타자들의 부진으로 톱타자로 뛰다 최지훈이 1군에 돌아온 뒤 3번 타자로 돌아갔다. 1~3번 타자로만 나섰고, 그 밑으로는 내려가지 않았다. 김원형 감독 구상에 추신수는 2~3번 타순을 오가며 기존 제이미 로맥, 최정, 한유섬 등과 시너지를 내는 게 최상이다. 메이저리거 시절부터 상위타순이 익숙했다.

지금까지는 상위타순에서 흐름을 끊는 경우가 많았다. 최근 SSG 타선은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탄다. 그러나 정작 추신수가 페이스를 올리지 못해 동료와 시너지를 내는데 어려움이 있다. 어쨌든 장타력과 출루능력을 고루 갖춘 추신수가 추신수답게 살아나야 SSG 공격력도 배가된다.

다만, 추신수에겐 나름의 어려움이 있는 듯하다. 메이저리그에서 많은 경험을 쌓았지만, KBO리그는 또 다르다. 같은 팀과 자주 맞붙기 때문에 타자와 투수가 서로 현미경 분석을 할 수 있다. 추신수를 상대하는 KBO리그 투수들은 변화구 승부를 많이 한다. 그러나 추신수가 아직 KBO리그 주요 투수들과 많이 상대해보지 못해 당하는 경우가 많다. 전력분석미팅 등을 통해 주무기를 알고 있어도 적응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KBO리그가 메이저리그보다 수준은 떨어져도 누구나 쉽게 폭격할 수 있는 리그는 아니다.

이밖에 전용기 혹은 비행기가 아닌 주 2회 버스로 이동하는 만만치 않은 스케줄, 메이저리그와 미묘하게 다른 스트라이크 존 등 추신수는 여전히 KBO리그에 적응 중이다. 자가격리를 거쳐 3월 초에 선수단에 합류하면서 예년에 비해 충실히 빌드업을 하지 못한 게 악영향을 미쳤다는 시선도 있다.

급기야 13일 부산 롯데전서는 4-4 동점이던 8회말 무사 1루서 결정적인 실수를 했다. 지시완의 타구가 자신의 머리 쪽으로 빠르게 날아왔으나 글러브를 맞고 튕겨나갔다. 쉽지 않은 타구였으나 추신수 정도의 베테랑이라면 잡을 수 있는 타구였다. 기록은 지시완의 우익수 뒤 단타.

타격이 풀리지 않는데 수비마저 마음대로 되지 않으면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다. 우익수 수비는 지명타자와 함께 가장 많이 소화해야 할 역할이다. 메이저리그에서 많은 프레셔를 겪어본 추신수라고 해도 지금의 어려움은 또 다른 차원으로 다가올 수 있다.

그래도 메이저리거 시절과 달리 말이 통하는 사람이 많고, 감독과 코치들도 전혀 부담을 주지 않는다. 인천에서 부모님을 모시고 살면서 심리적 안정감을 유지하는 것도 기대해 볼만한 이유다. 한편으로 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터닝포인트가 오면 추신수도 SSG도 동반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여전히 시즌은 초반이고 반등할 기회는 많다. 추신수가 추신수답지 못해도 SSG는 중, 상위권서 나름대로 잘 버티고 있는 걸 간과하면 안 된다.

[추신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