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보험금 쓸 수 없어 기부"…이광기, 신종플루로 세상 떠난 子 생각에 눈물 ('TV는 사랑을 싣고') [MD리뷰]

[마이데일리 = 정지현 기자] 배우 이광기가 신종플루로 세상을 떠난 아들을 떠올리며 눈물을 흘렸다.

12일 오후 방송된 KBS 2TV 'TV는 사랑을 싣고'에는 이광기가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김원희는 "이광기가 17세부터 연기를 시작했다. 언젠가부터 이미지 세탁을 하더라. 옛날에는 약간 날티도 났다. 어느 때부터 교양, 문화, 예술에 눈 뜨면서 작가로 활동하더라"라고 말을 건넸다. 이를 들은 이광기는 "내비게이션 핀을 조금 확장시켜서 만든 조형물이 임진각 평화누리 공원에 설치됐다"라고 해 출연진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이광기는 연기학원에서 인연을 맺은 이용구 선생님을 찾는다고 밝혔다. 그는 "배우 이광기를 있게 해준 은인이다. 고1 때 다닌 연기학원이 있었다. 이용구 선생님을 찾고 싶다. 일생일대의 오디션 기회를 얻게 해주셨다. 고2 때 드라마 '고향'에 하희라의 친구 역으로 출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당시 아버지가 당뇨 투병 중이었다. 그래서 아버지 대신 어머니가 생계유지를 하셨다. 제가 5남매 중 막내니까 '나라도 짐을 덜어드리는 게 어떨까'라고 생각했다. 정말 피나는 노력을 했다. 그러다 보니 선생님께서 열심히 한다고 느끼셨나 보다. 데뷔 후 학원을 떠났는데도 (선생님이) 보호자 같은 느낌이었다. 그 당시 저를 돌봐줄 사람이 없었다. 아역 배우들은 부모님이 오셔서 부모님이 돌봐주셨는데, 저는 아무도 없다 보니 선생님이 한 번씩 들려서 어깨를 두드려주셨다. 삼촌처럼 살뜰히 챙겨주셨다"고 과거를 떠올렸다.

이와 함께 "제가 군대를 다녀온 뒤 공백기가 있었다. 일이 있어야 선생님께 찾아가 인사를 드릴 텐데 계기가 없었다. 그러다가 '태조 왕건'에 출연해 대중들에게 사랑을 받고, 선생님을 만나러 갔지만 연기 학원이 없어졌더라. 그렇게 못 뵌 지가 30년이 된 것 같다"라고 해 안타까움을 안겼다.

MC 김원희, 현주엽과 추적카에 올라탄 이광기는 '전설의 고향' 출연 당시를 떠올렸다. 김원희는 "'전설의 고향' 하면 '내 다리 내놔'가 떠오른다"고 말을 건넸다. 이광기는 "설레는 마음으로 대본을 읽는데, 첫 대사가 '내 다리 내놔'였다. 대사가 거의 다 '내 다리 내놔'였다"라고 해 폭소케 했다.

이광기는 배우로 자리를 잡은 뒤 겪은 가슴 아픈 기억을 떠올리기도 했다. 그는 "신종플루가 유행해서 장남 석규가 7세의 나이로 하늘나라로 갔다. 많은 분들이 걱정을 해주셨다"고 회상했다.

이어 "우리 아이의 사망 보험금이 들어왔다. 그걸 쳐다볼 수가 없고 쓸 수가 없더라. 아내는 그 통장을 보면 눈물만 흘렸다. 그때 아이티에 지진이 났다. 제가 아내에게 '석규의 보험금을 저 아이들에게 전달해서 마지막으로 세상에 좋은 일을 하고 간 걸로 하면 어떨까'라고 했더니 아내도 '좋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구호활동 중 고아원을 방문하게 됐다. 한 아이의 눈이 빛났는데, 눈에 눈물이 맺혀있었다. 언어는 통하지 않지만 교감이 됐다고 생각했다. 저는 그 당시만 해도 내가 과연 살 수 있을까, 우리 가족이 옛날처럼 웃을 수 있을까 생각하며 비관적이었다. 이 아이를 안았는데 아이가 펑펑 울더라. 이 아이를 통해서 우리 아이의 체온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너무 감사하더라. 그 이후로 한국에 와서 아이들을 후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이광기는 2012년 태어난 석규의 동생 준서를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지금은 그때 석규의 나이보다 더 많다. 준서가 7살 때 제일 불안했다. 그런데 준서가 그걸 몸으로 느꼈는지 어느 날 '아빠, 나 이제 8살이 됐으니까 걱정하지 마'라고 하더라"라고 이야기했다.

이광기는 선생님과의 만남을 앞두고 "내가 너무 늦게 찾은 것 같아서…"라며 눈물을 보였다. 이용구 선생님은 "광기야"라고 이광기의 이름을 부르며 등장했다. 이광기는 그런 선생님에게 다가가 "늦게 찾아봬서 죄송하다"라고 말한 뒤 큰절을 올렸다.

이광기는 이용구 선생님께 카네이션을 달아드린 뒤 중절모를 선물해 마음을 전했다. 이용구 선생님은 이광기의 아들 준서를 위해 장난감을 선물해 훈훈함을 안겼다.

[사진 = KBS 2TV 방송 화면]

정지현 기자 windfa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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