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경기부터 맞닥뜨린 '숙제'…롯데, 필승조 재정립 필요하다 [MD포커스]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리빌딩이 아닌, 리스타트. 팀에 이기고자 하는 문화를 만들겠다"고 공언한 래리 서튼 감독은 데뷔전부터 '필승조 재정립'이라는 큰 숙제를 맞닥뜨렸다. 불펜 투수들의 잇따른 부진으로 경기 운영이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경기를 리드하고 있는 상황을 승리로 많이 연결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롯데는 1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 시즌 2차전 홈 맞대결에서 6-7로 패하며 2연패를 기록했다. 불펜 투수들이 팀의 리드를 지켜내지 못했다.

롯데는 이날 허문회 감독을 전격 경질하고, 2군 감독인 서튼을 새로운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서튼 감독은 "과감하고 공격적인 야구를 하겠다. 상위 타선이 최대한 출루하고, 하위 타선에서 쳐 주자를 움직일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다. 타선이 밸런스를 갖춘다면 상대 팀에 어려움을 줄 수 있다. 특정 타순에 몰리지 않고 적절한 균형이 필요하다"며 투수보다는 타선에서 변화를 줄 뜻을 드러냈다.

서튼 감독은 SSG를 상대로 3번 이대호, 4번 안치홍, 5번 손아섭으로 이어지는 다소 파격적인 라인업을 꾸렸고, 선발로 출장한 모든 선수가 한차례 이상씩 출루하는 등 어느 정도 성과를 얻었다. 하지만 투수 운용에서 발목이 잡히며 역전패를 당했다.

롯데는 올 시즌 6회까지 앞선 경기에서 승률은 0.769로 10개 구단 중 꼴찌다. 선발 투수가 경기를 리드한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와도 팀의 승리를 지켜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필승조로 활약했던 박진형과 구승민이 부진하고, 최준용이 부상으로 이탈했다. 김대우(4홀드 2.08)와 김원중(4세이브 3.75)이 있지만, 선수의 폭이 넓지 않은 상황이다.

서튼 감독은 선발 댄 스트레일리가 6이닝 1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로 호투를 펼치고 내려간 뒤 '의외'의 선택지를 꺼내들었다. 지난 10일 1군의 부름을 받은 진명호를 투입했다. 그러나 진명호는 등판과 동시에 선두타자에게 홈런을 맞아 4-2로 추격을 허용했다. 지난 8~9일 연투를 하며 3이닝을 던진 김대우를 기용하는 것은 어려웠다.

선택지가 좁아진 서튼 감독은 또 한 번의 승부수를 던졌다. 4-2로 앞선 8회 SSG의 상위 타선을 상대로 '마무리' 김원중을 조기 투입했다. 하지만 김원중 또한 2개의 피홈런을 맞는 등 4점을 헌납하며 역전을 당했다. 롯데는 9회말 2점을 뽑으며 급하게 추격에 나섰지만, 경기를 뒤집는 것은 역부족이었다.

한 경기만으로 모든 것을 평가할 수는 없다. 하지만 올 시즌 내내 발목을 잡은 문제점이 이날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서튼 감독이 풀어야 할 숙제인 것은 분명하다. 과연 필승조를 비롯한 불펜 투수들의 재정립에 성공할 수 있을까. 서튼 감독의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

[롯데 자이언츠 김원중, 래리 서튼 감독. 사진 = 롯데 자이언츠 제공]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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