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구 "'태양의 후예' 이후 '사나이병' 생겨, 병원서 엄살 못 부렸다" ('옥문아들')[MD리뷰]

[마이데일리 = 양유진 기자] 배우 진구가 '옥탑방의 문제아들'을 찾았다.

11일 밤 방송된 KBS 2TV '옥탑방의 문제아들'(이하 '옥문아들')에는 진구가 게스트로 출연했다.

'옥문아들'이 5년 만의 예능이라고 밝힌 진구는 "보통 홍보 때문에 예능에 많이 나오는데 그동안 작품이 없었다"라고 솔직하게 털어놓고 영화 '내겐 너무 소중한 너'로 스크린에 복귀한다고 전해 응원을 받았다.

김은숙 작가가 집필한 드라마 '태양의 후예'의 서대영 상사 역으로 뜨거운 관심을 받은 진구. 그는 "감사하다. 김은숙 작가님이 저를 써주신다고 했을 때 역할이 어떻든 감사한 마음으로 참여했다. 딱 어울리는 옷을 입혀주신 것 같다"라고 고마운 마음을 표했다. 그간 센 캐릭터를 도맡았던 진구는 '사나이병'에 걸렸었다며 "병원에 가서 엄살을 못 부린다. 주사를 안 무서워하진 않는데 꾹 참는다"고 고백해 웃음을 유발했다.

이름에 얽힌 일화도 공개했다. 진구는 "포털사이트에 이름을 검색 안 한 지 3년 됐다. '진구'라는 이름이 들어가는 단어가 꽤 많다. 노진구, 여진구, 부산진구, 광진구. 거의 지역은 선거철이나 사건 사고 때는 저를 찾을 수 없다. 그리고 연예인 사진 구함 안에 '진구'가 들어가있다. 답답하더라"라고 해 또 한 번 폭소를 자아냈다.

20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드라마 '올인'에 캐스팅됐다고. 극 중 배우 이병헌의 어린 시절을 연기한 진구는 "높은 경쟁률은 합격한 뒤에 알았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오디션을 보러 갔다. 수백 명의 참가자가 줄 서있는 것을 상상하고 세트장에 들어갔는데 저를 포함해 3명뿐이었다"라고 돌이켰다.

이어 "대본 1, 2회를 던져주시면서 15분 줄 테니까 빨리 외우라더라. 다 반말을 하니까 기분이 너무 안 좋았다. 저도 틱틱거렸던 것 같다"라며 "결국 못 외웠다. 카메라가 많은 곳에 처음 가봤다. 오디션장에서 대본 두 권 들고 서있는데 '대본은 왜 들고 왔냐'고 반말로 묻길래 '솔직히 못 외웠다. 죄송하다'라고 하니 '저 XX 술 먹었냐'더라. 마이크에 수음이 되는 줄 모르고 '개나 소나 다 반말이네'라고 했다. 결국 대본을 보고 읽었다. 복도를 우울하게 걸어가고 있었는데 감독님이 부르더니 머리 자르고 내일 아침까지 오라더라"라고 당시 기억을 꺼내놨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마더'에 관한 이야기도 들려줬다. 진구는 "대본을 품에 안고 감독님을 만나러 갔는데 오디션도 안 보고 맥주를 마시러 가자더라. 테스트라고 생각했다. 낮에 맥주 40병을 마셨다"라며 "감독님이 '너는 3년 전에 캐스팅됐었다'고 하셨다. 영화사 대표님께서 '2년 후 '마더'가 개봉 예정인데 진구를 쓰고 싶다'고 소속사 대표님에게 말하셨다. 2년 동안 저에게 몰래카메라를 하신 거다"라고 말했다.

이 영화로 여러 영화제에서 남우조연상을 거머쥔 그는 "수상 소감에서 '감독님 선택 잘하신 거다'라고 했는데 '멋진 건방짐'이라며 이슈가 됐다. 오디션에서 '너는 2년 전부터 캐스팅 돼있다'라는 말을 듣고 바 의자에 앉아 '선택 잘하셨어요'라는 멘트를 날리니 좋아하셨다"라고 해명했다.

진구는 "결혼 8년 차다. 아내와 대화가 뚝뚝 끊길 시기다"라는 정형돈의 말에 "행복하진 않다. 다툼도 있다. 요즘에는 이야기도 많이 해 아내의 고충을 공감하게 됐다. 조금씩 도와주다보니 더 친해지고 살가워졌다"라고 전했다.

지난 2013년 MBC '무한도전' 쓸친소 특집에서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라며 지금의 아내를 향한 마음을 고백한 그는 "방송이 많이 도움 됐다. 내가 누군가를 좋아하고 있다는 것을 세상에 공표한 거다. 나를 조금 더 믿어줬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사진 = KBS 2TV 방송 화면]

양유진 기자 youjinya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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