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나리' 홀대한 골든글로브, 결국 존폐 위기…톰 크루즈도 '트로피 반납' 보이콧 확산 [종합]

[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오스카상(아카데미)과 함께 미국을 대표하는 영화상 골든글로브가 존폐 위기에 놓였다. 톰 크로즈는 트로피를 반납하는 등 할리우드 스타들이 보이콧에 나섰다.

10일(현지시각) 외신에 따르면 미국 NBC 방송은 매년 생중계해온 골든글로브 시상식을 내년부터 중계하지 않기로 선언했다. 이들은 골든글로브를 주관하는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HFPA)를 향해 "의미 있는 변화가 일어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라고 비판했다.

HFPA는 1943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주재하던 외신 기자들이 설립한 비영리 단체로, 그간 폐쇄적인 운영 방식과 불투명한 재정 관리 등 꾸준히 지적을 받아왔다. 부정부패 의혹뿐만 아니라 인종·성차별 논란까지 계속되며 결국 할리우드 영화계에서 보이콧 운동이 확산된 것. 올해는 미국 제작사에서 만든 미국 영화 '미나리'를 외국어영화로 분류해 작품상 등 주요 부문에서 배제시켜 뭇매를 맞기도 했다.

결국 워너브러더스는 메이저 제작사 중 처음으로 골든글로브 보이콧을 선언했다. 이후 넷플릭스와 아마존 스튜디오, 100여 개 홍보대행사도 잇따라 골든글로브 보이콧 방침을 밝혔다.

게다가 톰 크루즈는 HFPA에 트로피를 반납하며 뜻을 보탰다. 영화 '제리 맥과이어' '7월 4일생'으로 두 차례 받은 남우주연상, '매그놀리아'로 수상한 남우조연상까지 총 3개 트로피를 반납한 것.

'블랙 위도우' 주연 스칼릿 조핸슨은 성명을 통해 HFPA에 성희롱 문화가 만연하다고 지적했으며, 마크 러팔로도 "골든글로브 수상자로서 자랑스럽거나 행복하지 않다. 지금이야말로 HFPA가 과오를 바로잡을 때"라고 강조했다.

잇따른 비판에 HFPA 이사회는 "영화계 관계자들과 협력해 최대한 신속하고 신중하게 조직 내부뿐 아니라 업계 전반에 걸쳐 현식적인 변화를 이루겠다"라고 입장문을 냈다.

[사진 = 마이데일리DB]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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