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의 성공, 양현종 "긴 이닝 아니었지만 과정 나쁘지 않아" [화상인터뷰]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긴 이닝은 아니었지만, 과정이 나쁘지 않았다"

양현종은 6일(이하 한국시각)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의 타깃필드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미네소타 트윈스와 맞대결에 메이저리그 첫 선발 등판해 3⅓이닝 동안 투구수 66구, 4피안타(1피홈런) 1볼넷 8탈삼진 1실점(1자책)을 기록했다.

양현종은 이날 8개의 탈삼진을 기록하며, 1995년 박찬호, 2013년 류현진을 뛰어 넘고 한국인 메이저리거 선발 데뷔전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또한 구단 41년 만에 네 번째로 3⅓이닝 이하를 던진 투수가 8개 이상의 탈삼진을 기록한 선수가 됐다.

경기후 현지 언론과 화상 인터뷰에서 양현종은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등장했다. 그는 "감독님이 추천해 주셔서 귀중한 모자를 받았다"고 웃으며 "큰 무대의 첫 선발이라 긴장을 했는데, 초반에 삼진 세 개를 잡으면서 여유 있게 던졌다. 긴 이닝은 아니었지만, 과정이 나쁘지 않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양현종은 비가 내린 후 비교적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1~3회 피홈런을 제외하면 미네소타 타선을 압도했다. 특히 체인지업이 돋보인 투구였다. 그러나 타순이 한 바퀴 돈 후 체인지업에도 안타를 맞기 시작했고, 초반보다 제구에 애를 먹으며 마운드를 일찍 내려갔다.

양현종은 "나의 대처가 부족했다. 좋았던 볼 배합을 그대로 가져가서 장타를 맞았다"며 "1회에는 체인지업이 낮게 들어갔지만, 안타를 맞은 장면을 보니 가운데 몰렸더라. 나의 컨트롤 미스가 크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네 번째 구종인 커브도 연마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양현종은 "체인지업은 한국에서부터 자신있게 던졌다. 트레비노가 적절하게 사인을 내줘서 좋은 결과가 있었다"며 "커브가 마스터가 된다면 확실히 승부하는 것이 쉬워질 것 같다. 과정과 시간을 두고 연습을 해서 커브를 던짐으로써 타자가 헷갈리는 피칭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스스로의 점수는 50점을 줬다. 양현종은 "한국에서 던지는 마음과 비슷했다. 중간 투수들이 타이트한 경기에서 많이 던져서 고맙고 미안하다"며 "마운드에서 여유 있는 자세, 모습이 와닿았다. 긴장하거나 당황한 플레이가 많이 없었기 때문에 내 점수는 절반 정도인 것 같다"고 평가했다.

양현종은 이날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같은날 마운드에 섰다. 그리고 오는 7일은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가 2승 사냥에 나선다. 김광현은 "두 선수에 비하면 확실한 보직은 없다"면서도 "같이 거론되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다. 한국 팬들도 재밌게 봤으면 좋겠다. 대한민국 선수라는 자부심으로 열심히 하고 있기 때문에 많이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텍사스 레인저스 양현종. 사진 = 화상 인터뷰 캡처, AFPBBNEWS]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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