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⅓이닝 1실점' 양현종, 8K의 가능성과 두 바퀴째의 아쉬움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텍사스 레인저스 양현종이 인상적인 메이저리그 선발 데뷔전을 치렀다. 그러나 가능성과 숙제를 동시에 남긴 등판이었다.

양현종은 6일(이하 한국시각)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의 타깃필드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미네소타 트윈스와 원정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3⅓이닝 동안 투구수 66구, 4피안타(1피홈런) 1볼넷 8탈삼진 1실점(1자책)을 기록했다.

이날 양현종은 최고 91.4마일(약 147km) 포심 패스트볼(25구)를 바탕으로 체인지업(24구)과 슬라이더(12구), 커브(2구)를 섞어 던지며 미네소타 타선을 상대로 8개의 삼진을 뽑아냈다. 이는 한국인 메이저리거 선발 데뷔전 최다 탈삼진으로 1995년 박찬호와 2013년 류현진의 5탈삼진을 넘어섰다.

양현종은 지난달 27일 LA 에인절스를 상대로 4⅓이닝 동안 2실점(2자책)의 성적으로 데뷔전을 치렀고, 지난 1일 보스턴 레드삭스전에서 4⅓이닝 동안 무실점의 탄탄한 투구를 펼치며 선발 기회를 손에 넣었다.

출발이 매우 강렬했기 때문에 결과가 아쉬웠다. 가능성과 숙제를 동시에 확인할 수 있는 경기였다. 양현종은 1회부터 세 타자를 연속 삼진 처리하며 최고의 스타트를 끊었다. 2회 아쉬운 피홈런이 있었지만, 여전히 미네소타 타선을 압도하는 투구를 기록했고, 3회도 두 개의 삼진을 곁들이며 무실점 투구를 펼쳤다. 직구와 체인지업 위주의 피칭이 매우 돋보였다.

문제는 4회였다. 두 바퀴째 들어서는 미네소타 타선은 투구 패턴에 큰 변화가 없는 양현종의 체인지업에 적응하기 시작했다. 양현종은 4회초 넬슨 크루즈와 카일 갈릭에게 모두 체인지업을 공략당해 연속 안타를 맞았다.

양현종은 급격하게 흔들리기 시작했고, 직전 타석에서 홈런을 맞았던 마치 가버를 볼넷으로 내보내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양현종은 조지 폴랑코를 삼진 처리했지만, 큰 위기에 투구수가 급격히 불어났고, 텍사스 벤치는 교체 카드를 꺼내들었다.

마운드를 이어받은 존 킹은 후속타자를 막아내며 양현종의 책임주자의 득점을 불허했다. 결국 양현종은 1실점의 최상의 결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그러나 구원 투수로 등판했을 때보다 짧은 이니을 던진 것은 분명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다.

양현종은 이날 경기에서 충분히 빅 리그에서도 자신의 공이 통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음 선발 기회도 가질 수 있는 투구였다. 하지만 긴 이닝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상대 타선이 두 바퀴 돌았을 때의 대처와 체인지업이 통하지 않을 때 경기를 풀어가는 방법이 필요하다.

[텍사스 레인저스 양현종. 사진 = AFPBBNEWS]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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