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진용의 SSG 필승조 진입 조건, 구속과 밸런스 회복[MD포커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서)진용이는 구위형 투수다."

SSG 김원형 감독은 올 시즌을 구상하면서 우완 서진용을 마무리투수로 내정했다. 하재훈이 이탈한 SSG 불펜에서 가장 좋은 구위를 자랑하기 때문이다. 단, 지난해 떨어진 스피드를 회복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

서진용은 2019년 72경기서 3승1패4세이브33홀드 평균자책점 2.38로 맹활약했다. 리그 홀드 2위였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2019시즌 서진용의 패스트볼 평균구속은 145.3km였다. 최대 147~148km까지 나왔다. 패스트볼과 포크볼을 앞세워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2020년 서진용의 패스트볼 평균구속은 143.4km였다. 특히 시즌막판 구위가 다소 떨어졌다. 63경기서 2승7패8세이브12홀드 평균자책점 4.13. 김 감독은 서진용의 경쟁력 향상은 스피드라고 봤다. "제구력이 정교한 편은 아니다. 구위형 투수"라고 했다.

1이닝 내외를 던지는 불펜 투수라면 제구보다 장점인 구위로 승부하는 게 맞다. 그러나 서진용은 연습경기와 시범경기를 통해 좀처럼 스피드를 회복하지 못했다. 시범경기 3경기서 2⅔이닝 4피안타 1탈삼진 3볼넷 3실점 평균자책점 10.13.

결국 김 감독은 플랜B를 가동했다. 이적생 김상수를 임시 마무리로 내정했다. 그리고 이태양과 김태훈으로 필승계투조를 꾸렸다. 서진용은 개막 후 점수 차가 큰 상황에만 등판한다. 성적은 괜찮다. 4경기서 3⅓이닝 1피안타 4탈삼진 4사사구 1실점 평균자책점 2.70.

15일 인천 NC전서 9-3으로 앞선 9회초에 등판, 1이닝 삼자범퇴를 기록했다. 그러나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43km였다. 4경기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142.4km. 이 스피드로 9회 세이브 상황에 나가는 건 쉽지 않다.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고무적인 대목도 있다. 시범경기부터 종종 좋지 않은 투구밸런스가 회복될 조짐을 보였다. 15일 NC전서 올 시즌 처음으로 사사구를 기록하지 않았다. 투구밸런스가 안정돼야 스피드가 올라갈 때 위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

김 감독이 최근 서진용의 투구밸런스에 대해 간단히 조언했다. "컨디션이 올라오는 것도 중요하지만, 마운드에서 스트라이크와 볼의 편차가 심하다. 중심을 잡고 나가는 동작이 빨라서 원하는 위치에서 공을 못 던지는 것 같다. 그래서 짧게 얘기를 했다"라고 했다.

중심이동 과정이 급해 밸런스가 좋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김 감독은 "중심을 잡고 상체가 너무 앞으로 미리 쏠렸다. 그래서 하이볼은 너무 높게, 낮은 볼은 너무 낮게 들어갔다"라고 했다. 스트라이크와 볼의 편차가 심할수록 타자가 대응하기 쉽다.

서진용에게 스피드와 밸런스 회복은 자신의 경쟁력을 위해, 궁극적으로 필승계투조 진입을 위한 숙제다. SSG 불펜은 마무리 김상수, 필승계투조 김태훈, 이태양이 나름대로 괜찮다. 하재훈도 예상보다 빨리 돌아왔다. 김상수, 김태훈, 이태양이 지칠 때 경쟁력을 회복한 하재훈과 서진용이 힘을 보태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다. 서진용으로선 점수 차가 벌어진 상황에서의 등판이 미래의 자신을 향한 시험 무대다.

[서진용.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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