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분장하고 "김정은1, 김정은2"…칠레 코미디쇼, 결국 사과

[마이데일리 = 박윤진 기자] 칠레의 방송사가 세계적인 그룹 방탄소년단(BTS)을 소재로 인종차별성 코미디를 했다가 거센 항의를 받고 사과했다.

칠레 공중파 채널인 메가TV는 지난 12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마음 상한 모든 이들에게 공감을 표시하면서 사과를 전한다"고 밝혔다.

이어 "BTS를 모욕하거나 다치게 할 의도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0일 방송된 메가TV의 코미디쇼 '미 바리오(Mi Barrio)'에 출연한 코미디언들이 방탄소년단 멤버들을 연기하며 자신들을 '김정-은(Kim Kong Un)' '김정-도스(Dos)' '김정-트레스(Tres)' '김정-콰트로(Cuatro)' '후안 카를로스'라고 소개했다.

김 위원장의 이름 영어 표기 중 '은(Un)'이 스페인어로 '1'을 뜻하는 걸 활용해, 김 위원장의 이름 뒤에 차례로 숫자를 붙여 희화한 것이다.

이들은 진행자가 진짜 이름을 묻자 뷔, 정국, 제이홉, 진, 아구스트D라고 답하며, 방탄소년단을 패러디한 것임을 강조했다.

또 이들은 한국어를 할 줄 아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중국어 억양을 흉내내며 아무런 말을 쏟아냈고, '무슨 말이냐'는 물음에는 "나 백신 맞았어"라며 엄지를 치켜세우기도 했다.

해당 방송 내용은 이후 SNS 등을 통해 퍼지며 알려졌다. 전 세계 방탄소년단 팬들은 트위터 등 SNS에서 '인종차별은 코미디가 아니다'라는 해시태그를 달아 프로그램 출연자들을 비판하고, 방송국에도 항의를 쏟아냈다.

이에 방송사 측은 "유머는 팬데믹으로 인해 겪는 힘든 시간을 이겨내는 데 도움이 된다"는 해명을 내놓았지만 비판은 더욱 거세졌고, 방송사는 결국 추가 입장을 내고 고개를 숙였다.

방탄소년단은 불과 2주전, 최근 미국에서 발생한 아시아계 혐오 범죄와 인종차별에 반대한다는 메시지를 냈다. 이들은 아시안이라는 이유로 차별 당한 경험을 털어놓으며 "우리는 인종차별에 반대한다. 우리는 폭력에 반대한다. 나, 당신, 우리 모두는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사진 = 방탄소년단 칠레 팬클럽 트위터, 빅히트 뮤직 제공]

박윤진 기자 yjpar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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