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엑소시즘 '조선구마사', 역사 왜곡·'킹덤' 그림자 지울까 [허설희의 신호등]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한국형 엑소시즘 판타지 사극 '조선구마사'가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22일 SBS 새 월화드라마 '조선구마사'(극본 박계옥 연출 신경수)가 첫방송 됐다. '조선구마사'는 인간의 욕망을 이용해 조선을 집어삼키려는 악령과 백성을 지키기 위해 이에 맞서는 인간들의 혈투를 그린다.

첫회에서는 생시(악령의 조종을 받는 존재)에 관해 다뤘다. 이들을 물리치기 위해 태종(감우성)이 칼을 들었고, 이 과정에서 양녕대군(박성훈), 충녕대군(장동윤), 강녕대군(문우진)을 비롯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해 핏빛 전쟁 속 또 다른 갈등을 그렸다.

앞서 '조선구마사'는 독특한 소재와 세계관으로 관심을 모았다. 북방의 순찰을 돌던 이방원(태종)이 인간 위에 군림하려는 기이한 존재와 맞닥뜨린다는 상상력 위에 '엑소시즘'을 가미한 것. 독창적인 세계관이 실존 인물을 만나 새로운 이야기 탄생을 알렸다.

그러나 실존 인물을 중심으로 그리는 만큼 역사 왜곡 우려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역사적 사실이 분명히 존재하는 사극에서 특히 조심해야 할 부분이기 때문에 이는 제작진 및 배우들 역시 조심스러워했던 부분이다.

이에 대해 신경수PD는 앞선 제작발표회에서 "어떻게 하면 실질적인 공포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고민했다. 나라를 창업하고 이어 세종에게 건네주어야 하는 태종의 입장이 편안하고 완벽했을까. 그의 꿈과 이면이 두려움에 시달리고 있지 않았을까 하는 지점을 포착하고 싶었다. 그 고민을 인간의 마음을 이용하는 악령이라는 코드로 사용했다"며 최대한 역사 왜곡을 피해갈 것임을 강조했다.

하지만 역사 왜곡 우려는 첫 회만에 터졌다. 첫 회를 시청한 네티즌들은 역사를 건드리는 것은 물론 태종과 세종의 캐릭터를 완전히 비틀어버린 듯한 묘사에 불편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박계옥 작가가 전작 tvN '철인왕후'에서도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였던 탓에 '조선구마사' 시청자들의 비판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킹덤'과의 유사성도 피할 수 없다. 좀비를 다룬 사극 '킹덤'과는 조금 다른 악령의 조종을 받는 생시를 앞세웠지만 겉모습은 물론 이들로 인해 위기에 처한 조선이라는 큰 틀이 유사하기 때문.

이에 '조선구마사'는 첫방송부터 괴이한 생명체의 비주얼 및 특징에 포커스를 맞췄다. 좀비와는 다른 악령이 깃든 창백하면서도 어두운 얼굴, 피를 빨아 먹는다는 설정, 인간을 공격하는 다양한 방식 등 '킹덤' 속 좀비와는 다른 모습을 표현했다.

구마 역시 '조선구마사'의 새로운 소재다. 생시를 죽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신부가 나서 생시를 구마 의식을 하는 모습이 시선을 모았다. 좀비와는 다른 생시의 캐릭터 특성이 표현됐다. 앞서 신경수PD가 "육체적인 이야기를 넘어서 마음, 심령에 가까운 이야기"라고 전한 만큼 앞으로 생시들이 보여줄 이야기에도 관심이 쏠린다.

'조선구마사'가 독창적인 세계관 속에서 역사 왜곡과 '킹덤'의 그림자를 지우고, 새로운 장르를 탄생시킬지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 = SBS 제공, SBS 방송 캡처]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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