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야와 마지막 드래곤', '어른이'도 반할 동남아시아 디즈니 여전사 [MD영화리뷰]

[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 온 가족 필람 무비로 손색없는 '볼거리 맛집'이다.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은 어둠의 세력에 의해 분열된 쿠만드라 왕국을 구하기 위해 전사로 거듭난 라야(켈리 마리 트란)가 전설의 마지막 드래곤 시수(아콰피나)를 찾아 위대한 모험을 펼치는 판타지 액션 어드벤처 애니메이션 영화다.

'겨울왕국' '모아나' 제작진이 선보이는 디즈니의 13번째 프린세스 탄생을 알리며, 주목을 이끌었던 바. 공주보다 여전사에 가깝다는 것, 가장 이국적이고 신비로운 전설을 다뤘다는 점에서 차별화를 보여준다.

특히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은 디즈니 애니메이션 사상 처음으로 동남아시아 문화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으로, 지금껏 한 번도 볼 수 없었던 색다른 이야기를 펼쳐냈다. 동남아시아 물의 신 '나가'의 전설에서 영감을 받았으며, '쿠만드라'라는 가상의 판타지 세계를 창조해 새로운 여정을 그렸다.

전통과 관습에 주의를 기울여 완성한 제작진의 노력이 돋보이며, 마치 동남아시아 여행을 떠나는 듯한 간접 체험의 묘미도 안긴다. 제작진은 두 그룹으로 나뉘어 라오스와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를 포함한 동남아시아 전역을 직접 겪어보는 리서치 여행을 했을 정도로 사실성과 진실성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또한 인류학자, 건축가, 댄서, 언어학자, 음악가 등 동남아시아 전문가들로 구성된 자문위원회 '라야 동남아시아 스토리 트러스트'의 도움을 받아 리얼함을 더했다.

이에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은 신비로운 자연경관부터 동남아시아의 전통 음식과 의상까지 다채로운 비주얼로 가득 채워졌다. 그중에서도 액션 장면은 단연 압도적인 재미를 보장한다. 동남아시아의 무예에서 영감을 받은 격투 시퀀스들로 짜릿하게 구성되어, 어른 관객들의 취향마저 제대로 저격했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박진감을 느낄 수 있다.

주인공 라야의 격투 스타일은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의 전통 무술인 펜칵 실랏(Pencak Silat)과 필리핀의 무술 칼리(Kail), 아르니스(Arnis)를 참고했다. 라야는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독특한 검을 통해 변칙적인 검술을 펼치는데 이 검은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지에서 무기로 쓰이면서 사회적 지위를 나타내거나 신비한 힘이 깃든 영물로서 숭배받기도 하는 칼날 케리스(Keris)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다.

라야의 라이벌 나마리(젬마 찬)의 격투 스타일은 태국의 킥복싱인 무에타이와 태국의 고대 무기술인 크라비 크라봉을 참고해 완성됐다.

라야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믿음직한 이동수단인 '툭툭'의 이름은 태국의 유명한 삼륜차를 상징적으로 표현하였고, 드래곤 모양의 디테일과 가운데가 뾰족 솟은 라야의 모자는 동남아시아 전역의 사원에서 발견되는 스투파(탑)를 오마주하였다.

화려한 볼거리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450명이 넘는 디즈니의 아티스트와 스태프들이 참여해 방대한 스케일로 쿠만드라 왕국을 완성했다. 7만 2,000개가 넘는 개별 요소의 애니메이션 작업을 진행했고 이 작업을 통해 인간 캐릭터 1만 8,987명과 인간 외 캐릭터 3만 5,749개를 등장시켰다.

쿠만드라는 드래곤의 형태를 띄고 있으며 다섯 부족이 분열된 다섯 개의 땅은 심장, 송곳니, 척추, 꼬리, 발톱으로 드래곤의 신체 부위를 형상화했다. 각 땅마다 뚜렷한 개성과 물리적 특징이 있어, 지루할 틈 없이 판타지 세계에 흥미롭게 빠져들게 만든다.

디즈니의 새로운 판타지 듀오인 전사 라야와 드래곤 시수는 극과 극 온도차 케미로 특급 시너지 효과를 발휘, 빵빵 터지는 빅 재미를 쉴 새 없이 자아낸다.

뿐만 아니라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은 애니메이션이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메시지를 담아내며 따뜻한 위로와 큰 울림을 줬다. '신뢰' '공생'을 주제로 "서로에 대한 믿음을 찾지 않으면 머지않아 파괴될 거다. 힘을 합쳐야만 더 나은 세상이 될 수 있다. 그러려면 누군가는 첫 발을 내디뎌야 한다"라고 연신 강조, 코로나19 시국에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믿음'의 마법을 부리며 저마다의 가슴에 희망을 싹 틔운다.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은 오는 4일 IMAX 개봉 예정으로 쿠키영상은 없다. 러닝타임 114분.

[사진 =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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