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연예계 학폭 논란, 2차 가해가 피해자를 두번 울린다 [허설희의 신호등]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연예계 학폭 논란, 결국 2차 가해가 피해자를 두번 울리고 있다.

최근 연예계에 학교폭력(학폭) 의혹이 연이어 터지고 있다. 대부분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폭로 글이 게재되고, 네티즌의 관심이 쏠리면서 논란이 되면 이후 소속사의 대응이 이뤄지고 있다.

학폭 논란은 구체적인 증거가 없기 때문에 진위 여부를 따지기가 쉽지 않다. 때문에 네티즌들의 갑론을박이 더 어지럽고 시끄러운 논란을 만들고, 추가 폭로 및 소속사의 대응 등에 따라 또 다른 말이 나오기도 한다.

이 가운데 일부 네티즌들의 2차 가해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먼저 논란의 주인공인 연예인의 이름이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았을 경우다. 단순한 글 하나로 너도나도 유추에 나서 당사자가 아닌 연예인 이름까지 거론되기도 하며, 또 다른 피해자를 낳게 되는 것이다.

이름이 구체적으로 언급됐을 때도 마찬가지. 진위 여부가 파악되지 않았음에도, 글만 믿고 선동되는 일부 네티즌들의 부정적인 반응이 본의 아니게 논란의 중심에 선 연예인들에게 상처를 주고 있다. 억울한 누명을 쓰고, 악의적인 음해와 비난을 받게 되는 것이다. 이미지 타격은 말할 것도 없다.

더 큰 문제는 일반인인 피해자를 향한 2차 가해다. 허위로 논란을 만든 악플러가 아닌, 진심으로 용기를 낸 피해자를 향한 2차 가해 말이다. 앞서 말했듯 학폭은 이미 시간이 지나버리면 구체적인 증거를 내세우기가 어렵기 때문에 학폭 주장을 납득시키고, 해당 연예인으로부터 사과를 받기가 쉽지 않다.

일부 네티즌들은 졸업 사진, 과거 사진 등을 증거로 내세우기도 하지만 단순히 그것만으로 괴롭힘을 당했다는 주장을 납득시키기는 어렵다. 용기를 내고 폭로를 했지만 결국 돌아오는 것은 일반인이 겪기 힘든 악플이다. 특히 해당 연예인의 편에 서서 옹호하며 피해자를 공격하는 일부 팬들의 악의적인 행동이 피해자를 두 번 울리고 있다.

한 연예인의 학폭을 주장한 한 네티즌은 자신의 신상까지 구체적으로 밝히고 말았다. 그만큼 자신의 주장을 납득시키고 싶었던 것. 이토록 피해자를 벼랑 끝으로 내모는 것, 결국 2차 가해가 이뤄지고 있다는 증거다. 진위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네티즌들의 성숙한 태도가 요구된다.

또 논란의 당사자 중 정말 잘못을 저지른 이가 있다면 피하려 하지 말고, 숨기려 하지 말고, 당당히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고, 반성하며 직접 진심으로 사과하는 것이 올바른 자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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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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