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하다"고 해도 가능성 확인, 얼굴만 볼 게 아닌 오승인[MD이슈]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불안하다."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은 김정은이 시즌아웃 되자 오승인을 주목했다. 청주여고를 졸업한 183cm의 2년차 포워드. 올스타브레이크에 최은실과 김소니아의 백업으로 5~10분 정도 버틸 수 있게 준비시켰다. 로테이션 폭을 조금 넓혀 김정은 공백을 최소화하려는 의도였다.

그러나 오승인은 고교 시절 왼쪽 무릎 십자인대가 파열됐다. 2019~2020시즌을 통째로 날렸다. 두 차례 수술을 받았다. 재활을 하느라 프로에서 뛸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또한, 위 감독은 준비가 덜 된 뉴 페이스의 실전 투입에 보수적인 스타일이다.

21일 KB전서 21분57초 동안 뛰었다. 직전 4경기서 출전시간이 거의 없었던 걸 감안할 때 파격적이었다. 기록은 평범했다. 2점 4리바운드 1블록. 그러나 내실이 있었다. 큰 신장과 긴 팔을 활용, 박지수 도움수비를 상당히 잘 했다. 도움수비를 들어가는 타이밍이 좋았다. 과감한 점프로 박지수의 시야를 최대한 가렸다.

박지수는 더블팀 대처능력이 뛰어나다. 그러나 21일 경기막판 잇따라 실책을 범하며 흔들렸다. 4쿼터에 무득점으로 묶였다. 심지어 경기종료 약 1분을 남기고 5반칙으로 물러났다. 우리은행의 더블팀이 효과를 봤다. 오승인도 한 몫 했다. 위 감독도 "승인이가 수비를 굉장히 잘 했다"라고 했다. 팀 디펜스에 대한 센스를 인정했다.

구체적으로 위 감독은 "힘이 없지만 블록 능력도 괜찮고 중거리슛 능력도 있다. 센터 출신이라 센터 수비가 괜찮다. 센터 수비는 (박)지현이보다 낫다"라고 했다. 다만, 슛 찬스서 주저하지 않았으나 감각은 좋지 않았다. 그래도 경기 막판 쐐기 레이업슛을 넣었고, 볼 처리도 빨랐다. 수비만큼 공격 활동량도 많았다.

물론 위 감독은 "불안하다"라고 했다. KB전 활약이 자신의 애버리지 이상이었다는 걸 감안해야 한다. 그래도 최은실이 발가락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김소니아의 백업이 필요한 상황. 기복을 최소화하면 출전시간은 어느 정도 확보할 수도 있다.

우리은행은 예년보다 전력이 떨어진다. 김정은과 최은실의 이탈로 로테이션 폭이 더 좁아졌다. 이런 상황서 즉시전력을 추가한 게 의미 있다. 좀 더 검증할 시간은 필요하다. 장기적으로 파워를 보강해야 하고, 팀 오펜스와 팀 디펜스에 더 적응하면서 장점을 극대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예쁜 얼굴로만 주목할 게 아닌 건 확실하다. 위 감독은 "입단하고 재활과 벌크업만 시켰다. 살이 잘 찌는 체질이 아니다. 앞으로도 잘 안 찔 것 같다. 간식과 야식을 챙겨 먹는데 내가 보기에는 '깨작깨작'한다"라고 했다.

오승인은 "얼떨떨하다. 수비와 리바운드를 열심히 했다. 아직 팀 디펜스는 많이 부족하다. 언니들이 좋은 찬스를 만들어줘서 한 골을 넣었다. 코로나19가 없었다면 부모님이 현장에 와서 응원을 했을 것이다"라고 했다. 오승인의 본가는 청주다.

한편, 오승인 부모는 외모로 주목 받는 딸에게 냉정하게 "네가 그 정도(주목 받을 정도의) 얼굴은 아니다"라고 했다.

[오승인.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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