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복 없던" 김숙, 25년 전 그 장소에서…더욱 값진 '2020 KBS 연예대상' [김미리의 솔.까.말]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김숙이 첫 연예대상을 품에 안았다. 25년 전 KBS 공채로 들어올 때 첫 상을 받았던 장소에서 생애 첫 연예대상을 수상해 더욱더 의미 있었다.

지난 2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신관 공개홀에서 전현무, 김준현, 진세연의 사회로 '2020 KBS 연예대상'이 진행됐다.

이날 대상 후보 모두 쟁쟁했다. 출연한 프로그램마다 큰 사랑을 받았던 ‘예능 대부’ 이경규가 유력한 대상 후보로 지목됐고, 이미 대상 수상 경력이 있는 김종민이 다시 한번 이름을 올렸다. 여기에 개인이 아닌 가족으로 후보에 올라 그 인기를 증명한 윌벤져스 가족, 이날 연예대상 MC를 맡은 전현무도 다시 대상 후보에 노미네이트 됐다. 올 한 해 KBS 예능 다작의 아이콘이 된 김숙도 빼놓을 수 없었다.

영광의 대상 수상자는 김숙이었다.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자 깜짝 놀란 김숙은 울컥하며 말을 잇지 못했다.

눈물을 흘리며 김숙은 “진짜 상상도 못 했다”며 “이곳이 딱 25년 전에 공채로 들어올 때 처음 상을 받았던 곳이다. 25년 만에 이렇게 큰 상을 받게 돼서 너무너무 감사하다. 사실 전 ‘난 벌써 대상을 받은 거나 다름없다’ 그렇게 생각했다. 작년에 후보에 올랐고 KBS가 나한테 큰 기회를 많이 줬고 지금도 프로그램을 많이 하고 있어서 대상보다 값진 걸 받았다고 생각했는데 이경규 선배님을 포함해 샘 해밍턴, 전현무, 김종민 이런 쟁쟁한 분들이 축하해주는 자리에서 대상을 받게 돼서 너무너무 감사하고 죄송하기도 하고 그렇다”고 말했다.

이어 “상복이 없다고 맨날 얘기했었는데 진짜 이렇게 큰 상을 받으려고 지금까지 그랬나 보다. 너무 감사드린다. 사실 가족들한테 이야기를 안 했다. 또 빈손으로 돌아갈까봐 얘기 안 했는데 지금 너무 기뻐하고 있을 부산에 있는 아버지, 하늘에 계신 우리 엄마 그리고 언니들 너무 감사하다”며 출연 중인 프로그램과 컨텐츠랩 비보 팀 등에게 영광과 감사를 전했다.

김숙이 언급했듯, 그는 25년 전인 지난 1995년 KBS 대학개그제 은상을 수상하며 KBS 공채 12기 개그우먼으로 데뷔했다. 뒤늦은 전성기를 맞았던 만큼, “상복이 없다”는 날들이 오랜 시간 계속됐다. 데뷔 21년 만인 2016년에야 제52회 백상예술대상 TV부문 여자 예능상, 2016 KBS 연예대상 토크&쇼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했고 이후 승승장구하며 지난해 ‘2019 KBS 연예대상’ 대상 후보로까지 이름을 올렸다.

올 한해 김숙의 활약은 유독 눈부셨다. 다른 방송사는 차치하더라도, KBS만 해도 ‘배틀트립’ ‘악인전’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옥탑방의 문제아들’로 큰 사랑을 받았으며 최근 첫방송 된 ‘비움과 채움 <북유럽>’까지 성공적으로 론칭시키며 만능 엔터테이너로서 자신의 능력을 입증해 보였다.

이런 김숙이었기에 ‘2002 KBS 연예대상’의 대상을 수상한 그에 대한 응원과 축하가 더욱 뜨겁다. 자신이 맡은 작품마다 ‘하드캐리’하며 KBS 예능을 이끌어 온 김숙. 묵묵하고 끊기있게 자신의 길을 걸어 연예대상까지 거머쥔, 자신에게 첫 상을 안긴 곳에서 개그우먼으로서 가장 큰 영광을 맞이하게 된. 이런 그가 새롭게 맞이하게 될 2021년이 더욱 빛나길 바라본다.

[사진 = KBS 제공]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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