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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KBL 대권의 변수, 우리은행만 만나면 작아지는 KB[MD이슈]
20-12-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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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천적 관계인가.

WKBL은 2라운드를 마쳤다. 1라운드가 춘추전국시대였다면, 2라운드서 결국 KB와 우리은행의 익숙한 2강 구도로 재편됐다. 물론 아직 시즌은 많이 남아있다. 그러나 6개 구단의 전력을 감안할 때, 2강 구도가 위협을 받을 가능성은 낮다.

그런데 2강의 먹이사슬이 확실하다. 우리은행이 유독 KB만 만나면 잘 싸운다. 정확하게 말해 KB가 우리은행만 만나면 꼬인다. 코로나19로 중도에 끝난 지난 시즌에도 우리은행이 4승2패로 우세했다. 올 시즌에도 우리은행의 2승. 심지어 우리은행은 4일 두 번째 맞대결서 83-63으로 대승했다. 4쿼터 초반에 30점 차까지 앞섰다.

멤버 구성과 포지션 밸런스를 따져보면, KB가 우리은행에 미세하게 앞선다. 우리은행은 박혜진 공백을 떠나 전력 자체는 확실히 예년만 못하다. KB가 아닌 어느 팀을 만나도 쉽게 이기는 경기가 거의 없다. 하지만, KB를 만나면 경기력이 향상된다.

핵심은 박지수다. 우리은행은 박지수 위력을 떨어뜨리는 방법을 안다. KB는 알면서도 두 번 연속 당했다. 위성우 감독은 "박지수를 최대한 외곽으로 끌어내야 한다"라고 했고, "박지수에게서 파생되는 공격을 막는 게 (경기 흐름상)중요하다"라고 했다.



일단 우리은행은 공격을 할 때 박지수와 매치 되는 김소니아가 골밑으로 들어가지 않는다. 주로 3점 라인 부근의 45도에 위치한다. 박지수가 자연스럽게 나오면 스피드로 제치고 드라이브 인을 하거나 스크린을 활용, 파생되는 플레이를 이어간다. 김소니아는 박지수보다 신장은 낮지만 스피드는 우위다.

안덕수 감독은 "로테이션을 해야 한다"라고 했다. 박지수가 외곽에서 김소니아를 놓치면 다른 수비수가 자신의 공격수를 버리고 김소니아를 마크하고, 그 공백을 나머지 선수들이 로테이션으로 커버해야 한다는 뜻. 그러나 올 시즌 두 경기 모두 제대로 되지 않았다.

김소니아가 직접 드라이브 인으로 마무리하지 못하면 위크사이드의 동료들이 빈 공간으로 컷인하거나 외곽 오픈 기회를 맞이한다. 김소니아는 정확하게 연결한다. 예년보다 우리은행의 공수활동량은 많이 떨어졌다. 그러나 올 시즌 두 경기서는 KB를 압도하기에 충분했다.

김소니아가 박지수를 제치지 못해도 우리은행은 방법이 있다. 스크린을 활용하면 된다. 김소니아가 공을 가진 동료에게 스크린을 걸어 박지수의 스위치를 유도한 뒤, 자연스럽게 미스매치 공격을 이어간다. 아니면 김소니아가 공을 갖고 있을 때 스크린을 받고 안정적으로 공격하는 방법도 있다. 어떤 식으로든 미스매치를 만들 수 있다. 골밑과 외곽에서 자유자재로 찬스를 만들어낸다. 개막전 막판 박지현의 결정적 아이솔레이션 공격도 박지수를 외곽으로 끌어냈기 때문에 가능했다.



안 감독이 박지수를 골밑에 넣어두기 위해 지역방어라는 플랜B를 꺼냈다. 그러자 우리은행은 손쉽게 하이포스트를 장악, 골밑과 외곽에서 완벽하게 공략했다. 4일 2라운드 맞대결은 전반에 끝난 것이나 다름 없었다.

우리은행의 박지수 수비는 의외로 단순하다. 올 시즌 우리은행을 제외하고 KB를 상대하는 모든 팀은 더블팀을 한다. 단순한 원 카운트 더블팀부터 투 카운트 더블팀을 섞는다. 더블팀을 들어가는 위치도 박지수의 뒤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박지수 특유의 피딩과 심성영 강아정 최희진의 외곽포에 당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우리은행은 김정은과 김소니아가 1대1로 박지수를 막는다. 우리은행 1대1 마크의 끈끈함은 리그 최상급. 특히 지난 시즌부터 김소니아가 박지수를 잘 막았다. 안 감독도 "김소니아가 많이 성장했다"라고 인정했다. 박지수에게서 파생되는 외곽포를 차단, 쉽게 흐름을 넘겨주지 않는 효과가 있다. 설령 박지수 수비에 실패해도 2점만 내준다.

김정은이 4일 경기서 대부분 박지수를 수비했다. 더블팀은 간혹 시도했다. 김소니아에게 수비 부담을 덜 주면서, 공격에서 박지수 공략에 집중하라는 의도. WKBL 최고의 공수겸장 김정은이 박지수를 잘 막았다. 김소니아 역시 특유의 낮은 자세로 박지수를 잘 막는다. 위 감독은 "소니아가 하체 밸런스가 좋다"라고 했다. 우리은행 특유의 밀도 높은 훈련의 결실.



결과적으로 박지수가 더블더블을 해도 우리은행이 받는 데미지는 거의 없다. 적어도 올 시즌 두 경기는 그랬다. 위 감독은 "지수가 이제까지 외국선수를 살려주느라 골밑에서 거의 공격을 하지 않았다. 올 시즌에는 골밑에서 하기 때문에 막기 어렵다"라고 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드러난 결과는 반대다.

결국 안 감독이 해결해야 할 숙제다. 일단 김소니아의 수비수를 바꾸는 건 의미 없다. 우리은행 주축은 전원 3점슛이 가능하다. 박지수와 매치되는 어떤 선수든 외곽으로 끌어낼 수 있다. 안 감독으로선 로테이션 수비의 밀도를 높이거나, 지역방어를 보정하거나, 아니면 공격에서 박지수 위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예를 들어 2대2로 우리은행 맨투맨을 흔들 수 있다. 공격이 안 풀릴 때 박지수의 골밑 1대1에 의존, 정적일 때가 있다)을 찾을 수 있다.

KB로선 우리은행을 넘지 못하면 대권의 확률은 그만큼 떨어진다. 더구나 우리은행은 시즌 중 박혜진의 복귀라는 호재까지 있다. 한 농구관계자는 "우리은행이 박지수를 외곽으로 끌어내는 걸 KB가 해결하지 못하면 KB의 우승 확률은 그만큼 떨어진다"라고 했다. 안 감독은 "내가 준비를 잘못했다. 반성해야 한다. 선수들에게 혼돈을 줬다"라고 했다.

[우리은행-KB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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