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일의 꿈, 드디어 이뤄진다…루게릭요양병원 2021년 착공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루게릭병과 20년 동안 싸워왔던 박승일 승일희망재단 대표의 꿈이 드디어 이뤄진다. 국내 최초의 루게릭요양병원이 본격적인 설계에 돌입했다.

승일희망재단은 3일 “최우선 목표인 루게릭병 환우를 위한 루게릭요양센터 건립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설계용역 계약을 체결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승일희망재단은 지난 10월 체계적인 건축·감리를 위해 건축사사무소 따뜻한 동행과 건설사업관리(CM) 계약을 체결했다. 건축사사무소 따뜻한 동행은 경력 30년 이상의 실무 전문가로 구성된 한미글로벌에서 설립한 사회적 기업이다.

승일희망재단은 이어 건축설계 분야에서 6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공간종합건축사사무소와 설계용역 계약도 체결했다. 두 곳 모두 루게릭요양센터 건립에 대한 필요와 특별한 의미를 이해하고 남다른 참여 의지를 가지고 함께하기로 했다.

국내 최초로 세워질 루게릭요양센터는 루게릭병 환우에게 맞춤형 의료와 요양서비스, 재활서비스, 루게릭병 전문 간병사 교육, 가족상담 제공과 희귀질환자를 위한 정책연구사업도 함께 수행하게 된다. 신뢰할 수 있는 루게릭요양센터 건립을 통해 가족간병으로 인해 포기해야 했던 가족의 평범한 일상의 회복도 더불어 기대하고 있다.

2002년부터 루게릭병으로 투병하고 있는 박승일 승일희망재단 공동대표의 루게릭요양센터 건립의 꿈이 20년 만에 드디어 실행되는 첫걸음을 하게 됐다. 지난 2011년 건립을 위해 가수 션과 함께 재단을 설립한 후 본격적인 홍보 및 모금 활동을 시작한지 약 10년 만에 이뤄진 결실이다.

11월 공간종합건축사사무소 이상림 대표와 이한영 이사, 건축사사무소 따뜻한 동행 양대룡 전무, 송병두 상무는 본격적으로 설계를 시작하기에 앞서 이 사업의 시작점이 된 박승일 대표를 방문해 소감과 건축에 담았으면 하는 의견 및 방향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박승일 대표는 “20년 동안 병상에서 그려왔던 루게릭요양센터가 이제 설계에 들어간다는 것이 꿈만 같다. 희망과 기적은 그냥 만들어진 말이 아닌 걸 다시 한 번 느껴 감격스럽다. 그동안 후원으로 함께해주신 기부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설계를 마친 후 센터가 완공돼 루게릭병 환우들이 지금보다 좀 더 나은 환경에서 안심하고 지낼 수 있는 날을 꼭 볼 수 있기를 기도하겠다”라고 말했다.

공간건축 이상림 대표는 “박승일 대표를 뵙고 나니 왜 루게릭요양센터가 필요한지 좀 더 구체적으로 이해하게 됐다. 최초의 루게릭병 환우를 위한 요양센터가 앞으로의 전문요양시설들의 모범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설계에 마음을 쏟겠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박성자 승일희망재단 상임이사는 “2018년 토지를 마련하고 이제 설계를 시작해 본격 실행단계에 들어서니 마음이 벅차지만, 아직 부족한 건축비 모금에 부담이 많이 된다. 루게릭병 환우와 가족을 위한 센터 건립이 끝까지 순조롭게 잘 진행돼 하루빨리 실질적인 힘이 되어 드릴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고 함께 해주셨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루게릭병은 운동신경세포만 사멸돼 온몸의 모든 근육을 전혀 움직일 수 없게 되며, 아직까지 원인을 모르고 치료방법도 없는 희귀질환이다. 결국 호흡기에 의존해야하는 중증 희귀질환으로 국내에는 약 3,800여 명의 환우가 있으며 간병으로 인해 가족의 고통도 매우 크다.

루게릭요양센터는 12월부터 본격적인 설계를 시작으로 2021년 7월 착공, 2022년 하반기 오픈을 목표로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한편, 승일희망재단은 울산 현대모비스 프로농구팀 최연소 코치로 임명돼 화제를 모았던 농구인 박승일이 국내 유일의 루게릭병 환우를 위해 설립한 비영리 재단법인이다. 박승일은 루게릭병 진단을 받은 후 루게릭병 환우들을 위한 모금활동 및 프로모션을 전개해왔다. 2014년 전국적인 관심을 모은 ‘아이스버킷챌린지’도 승일희망재단 덕분에 국내에 전파될 수 있었다.

[박승일 승일희망재단 공동대표. 사진 = 승일희망재단 제공]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