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리포트: 박혜진은 없지만, 박지현이 있고 김정은이 끝냈다

[마이데일리 = 부천 김진성 기자] "3년 더 그렇게 해야죠."

우리은행은 절대 에이스 박혜진이 족저근막염으로 이탈했다. 10월10일 KB와의 개막전서 잠깐 출전한 뒤 장기 재활 중이다. 위 감독은 "복귀시점은 나도 모르겠다"라고 했다. 어쨌든 박혜진이 없어도 시즌은 계속된다.

위 감독은 김진희를 1번으로 기용한다. 패스센스가 괜찮다. 다만 슈팅능력은 떨어진다. 이 부분을 박지현이 메운다. 사실상 메인 볼 핸들러다. 박혜진의 역할을 박지현이 하고 있다. 박혜진의 공백을 완벽히 메우는 건 불가능하다. 그래도 박지현은 박지현 나름대로 장점을 발휘한다.

실제 올 시즌 박지현의 활약은 상당히 좋다. 본래 1대1 돌파력은 상당히 날카롭다. 여기에 슈팅능력이 향상됐고, 팀 농구에 조금씩 눈을 떠가는 과정이다. 물론 위 감독은 "3년 더 그렇게 해야죠"라고 한다.

박지현은 확실히 오프 더 볼 무브가 좋은 편은 아니다. 예년보다 좋아졌다고 해도 1~2쿼터보다 3~4쿼터에 집중력과 팀 공헌이 떨어지는 스타일이다. 하지만, 박지현 특유의 센스와 향상된 슈팅능력, 공수활동량과 결합해 우리은행에 상당한 힘이 되는 것도 맞다.

김정은과 김소니아의 몸 상태도 정상적이지 않다. 김정은은 하나원큐 강이슬을 전담마크하면서, 공격에선 별 다른 모습이 없었다. 김소니아도 비교적 잠잠했다. 결국 경기 내내 박지현이 팀 공격을 주도했다. 볼 핸들링을 하면서 많은 움직임으로 효율적인 피니셔 역할까지 했다.

하나원큐는 시종일관 3-2 지역방어를 했다. 박지현은 탑에서 빠르게 패스로 처리하거나 직접 돌파와 컷인 등을 했다. 스틸 후 원맨 속공은 백미였다. 지역방어를 깨는 외곽포도 수 차례 터트렸다. 실질적 게임 체인저였다.

그러나 우리은행은 예년보다 팀 전체의 활동량이 떨어졌다. 이날 역시 4쿼터 들어 갑자기 움직임이 둔화되고, 실책이 쏟아졌다. 하나원큐는 양인영, 신지현 등을 앞세운 속공이 살아나면서 급격히 추격했다. 다만, 하나원큐의 지역방어 완성도가 좋은 편은 아니었다. 우리은행이 많은 외곽슛 찬스를 잡았으나 들어가지 않았다.

우리은행의 승리에 마침표를 찍은 건 김정은이었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 김정은은 슛 컨디션이 최악에 가까웠다. 그러나 40분 내내 강이슬을 효과적으로 막았다. 그리고 경기종료 1분32초전, 50초전 우중간과 좌측 코너에서 중거리포를 꽂으며 직접 경기를 마무리했다. 하나원큐는 누구도 김정은을 커버하지 못했다. 결국 우리은행의 65-55 승리. 결과를 떠나 두 팀 모두 경기력은 좋지 않았다. 박지현은 성장 및 숙제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

[우리은행 선수들.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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