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번 새 출발’ DB 두경민 “부상 때문에…번호 의미 안 둔다” [MD이슈]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원주 DB 가드 두경민(29, 184cm)이 새로운 등번호와 함께 정규리그 재개를 맞이한다. 팬들은 두경민이 등번호를 바꾼 배경을 두고 많은 추측을 내놓았지만, 두경민은 “원래 10월에 바꾸려고 했는데 빠듯했던 일정 때문에 미뤄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DB는 지난 26일 구단 공식 SNS를 통해 두경민의 등번호 교체 소식을 전했다. 그간 30번을 달았던 두경민은 오는 12월 5일 열리는 창원 LG와의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정규리그 원정경기부터 35번을 사용할 예정이다.

이를 두고 SNS와 농구 커뮤니티에서는 설이 떠돌았다. 디온테 버튼의 DB 컴백이 유력, 두경민이 등번호를 바꾸게 됐다는 게 농구 팬들의 추측이었다. 버튼은 DB에서 뛰었던 2017-2018시즌 15번을 사용했지만, NBA(미프로농구) 오클라호마 시티 썬더 시절 등번호는 30번이었다.

실제 최하위에 빠져있는 DB는 외국선수 교체를 검토 중이며, 오클라호마 시티에서 자유계약선수 신분이 된 버튼도 후보 가운데 1명이다. 버튼은 최근 개인 SNS에 DB의 엠블럼을 게재, 팬들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하지만 두경민의 등번호 변경은 버튼의 DB 컴백 여부와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 “올 시즌에 부상이 많았고, 기분 전환 차원에서 등번호를 바꾸게 됐다. 버튼이 올 수도, 안 올 수도 있는데 아직 선수들에게 구체적으로 전달된 얘기는 없다. 확실한 건 버튼 때문에 등번호를 바꾸는 게 아니다.” 두경민의 말이다.

두경민은 또한 “10월에 부상이 워낙 많았다. 그래서 등번호를 바꿔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뛰고 싶었다. 하지만 10월말 팀 일정이 빠듯해 바꿀 수가 없었다. 휴식기를 맞아 이제야 바꾸게 됐다. 5가 들어가는 번호를 추천 받았는데 5번은 (맹)상훈이, 15번은 (김)종규가 쓰고 있다. 25번은 나와 안 어울리는 것 같아서 35번으로 결정했다”라고 전했다.

설령 버튼이 DB로 돌아온다 해도 등번호 30번의 주인은 따로 있다. 2020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9순위로 지명된 건국대 출신 가드 이용우가 두경민의 뒤를 이어 30번을 사용한다.

두경민은 프로 데뷔 후 자주 등번호를 교체했다. 데뷔시즌에 7번을 사용했던 두경민의 2년차 시즌 등번호는 5번이었다. 이후 2시즌은 6번을 달고 뛰었다. 대학시절에는 주로 5번, 7번을 사용했다. “다치거나 안 좋은 일이 있으면 등번호를 바꿔왔다”라는 게 두경민의 설명이다.

하지만 시즌 도중 등번호를 바꾼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경민은 “10월에 잔부상이 있었는데, 최근 들어 손목까지 다쳤다. 팀 성적도 안 좋았다. 감독님은 ‘내 탓’이라고 하셨지만, 감독님께 죄송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두경민은 이어 “당분간 손목통증을 안고 뛰어야 하지만, 재개되는 시점부터 뛰는 것은 가능할 것 같다. 몸은 많이 좋아졌다”라고 덧붙였다.

많은 등번호를 사용해왔지만, 30번은 두경민에게 남다른 의미일 수도 있는 번호다. 데뷔 후 성장세가 기대에 못 미쳤던 두경민은 30번으로 바꾼 후 맞은 2017-2018시즌 평균 16.4득점 3점슛 2.7개 2.9리바운드 3.8어시스트 1.4스틸로 활약, 생애 첫 정규리그 MVP를 차지했다. 최약체로 평가 받았던 DB도 두경민, 버튼을 앞세워 정규리그 1위와 챔프전 준우승을 따냈다.

하지만 등번호에 별다른 의미를 두진 않는다는 게 두경민의 견해다. 두경민은 “주위에서 상징성이나 의미를 얘기하지만, 일단 안 다치고 뛰는 게 제일 좋은 것 아닌가. 개인적으로 등번호에 크게 의미를 두지 않는 편이다. 30번 달아서 MVP 받았던 것도 아니다. 30번은 이제 좋은 추억이 있는 번호 정도”라고 말했다.

[두경민.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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