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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한 정상일 감독, 이유 있는 신한은행 낙관론 경계[MD포커스]
20-11-2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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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앞으로 많이 험난해질 것 같다."

신한은행 정상일 감독은 25일 우리은행과의 홈 경기를 앞두고 "주위에서 칭찬도 해주시고 관심도 많이 주셨다. 기분이 좋지만, 부담도 된다. 냉정하게 보면 4승 중 3승을 무조건 이겨야 할 팀을 상대로 했다. 그걸로 착각을 해서는 안 된다. 앞으로 많이 험난해질 것 같다"라고 했다.

신한은행은 시즌 초반 가장 쇼킹했던 팀이다. 최하위 후보라는 평가를 뒤집고 4승2패, 공동선두로 브레이크를 맞이했다. 베테랑 4인방(한채진, 김수연, 이경은, 김단비)의 완벽에 가까운 몸 관리, 필살기와도 같은 매치업 존 장착, 빨라진 공수 전환과 늘어난 활동량까지. 비 시즌 프로 팀들과의 연습경기를 철저히 배제하면서 '블라인드 효과'를 확실하게 누렸다.

이제 신한은행은 최하위 후보서 다크호스로 올라섰다. 네 팀이 올라가는 플레이오프 진출은 무난할 것이라는 시선도 존재한다. 여자농구 지도자 경력이 풍부한 정상일 감독의 역량에 대한 믿음도 포함됐다.

그러나 정 감독은 '위기'를 말한다. 12월을 잘 넘기지 못하면 팀이 와르르 무너질 수도 있다며 경계한다. 그는 "12월 일정이 빡빡하다. 12월부터 1월 2일까지 10경기다. 퐁당퐁당(하루 간격으로 경기)이 많다. 5할, 아니 4승만 해도 지금 4승을 벌어놨으니 괜찮다"라고 했다.



정 감독의 낙관론 경계에는 신한은행의 현실이 투영돼있다. 아무래도 베테랑들의 의존도가 절대적으로 높다. 이들은 농구 아이큐가 높지만, 체력 및 잔부상 관리가 중요하다. 전체적으로 로테이션의 폭이 좁다. 시즌은 장기레이스. 12월 빡빡한 일정서 상승세가 꺾이면, 시즌 중반 이후가 험난해질 수 있다는 계산이다.

가드 김애나와 김이슬, 슈터 정유진이 차례로 합류한다. 그러나 정 감독은 "비 시즌에 같이 훈련하지 않았기 때문에 중요할 때 쓸 수 없다"라고 했다. 비 시즌에 신한은행의 공수 패턴 및 전술 훈련을 같이 하지 못했으니, 당장 팀 경기력에 좋은 영향을 주기 어렵다는 냉정한 판단. 몸 상태 역시 실전서 끌어올리는 과정이 필요하다.

결국 베테랑들 위주로 장기레이스를 버텨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정 감독은 "이제 부상을 안 당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베테랑)네 명 중 한 명만 다쳐도 힘들어진다"라고 했다. 이 부분은 정 감독도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 최대한 컨디션 관리를 잘 할 수 있게 돕는 방법밖에 없다.

그래서 김수연의 몸 상태는 신경 쓰인다. 휴식기 전에도 컨디션이 썩 좋지 않았다. 우리은행전 역시 9분58초간 아무런 기록을 남기지 못했다. 정 감독은 "휴식기에 계속 쉬었다. 이틀 정도 운동을 했다. 100%가 아니니 오래 기용할 수 없었다. 이 정도면 농구를 한 게 아니라 해주는 수준"이라고 했다.

김수연은 수비와 리바운드의 핵심이다. 4~5번이 약한 신한은행에서 절대적인 존재다. 김수연이 정상 컨디션이 아니다 보니, 신한은행 골밑은 우리은행의 놀이터가 됐다. 지역방어 역시 김수연이 빠지다 보니 중앙이 약해지는 단점이 나왔다.



정 감독은 "디펜스도 미스가 있었다. 여러 가지를 해봤는데, 잘 안 됐다"라고 했다. 아무래도 매치업 존의 위력이 시즌 초반 같지 않다. 상대가 적응을 할 수밖에 없다. 박지현과 김진희가 하이포스트로 쉽게 볼을 투입했다. 골밑과 45도, 코너 등에서 완벽한 슛 찬스를 많이 만들었다. 시즌을 치르면서 다른 팀들도 신한은행의 지역방어에 적응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신한은행의 선택지는 많지 않다. 지역방어는 올 시즌의 근간 중 하나다. 그 틀을 깨면 팀에 더 큰 혼란이 생길 수 있다. 그렇다고 맨투맨 비중을 높이면 베테랑들이 공수에서 과도한 에너지 소모를 할 우려가 있다. 이미 공격 컬러를 많은 활동량 위주로 확 바꿨기 때문이다. 일종의 딜레마다.

결국 지역방어는 활용빈도의 세심한 조정 및 보정으로 최대한 위력을 유지해야 한다. 공격에서 좀 더 활로를 뚫어야 할 수도 있다. 그리고 베테랑들의 출전시간 관리를 철저하게 해야 한다. 시즌 막판에는 꼭 잡아야 할 경기, 어쩔 수 없이 놓아야 하는 경기의 구분이 선명해질 수도 있다. 이런 현실이 정 감독이 "냉정해야 한다", "앞으로 험난해질 것 같다"라고 한 배경이다.

최은실의 가세와 함께 박혜진도 돌아올 우리은행, 점점 조직력이 좋아지는 KB, 공수활동량과 포지션별 밸런스가 좋은 BNK와 삼성생명은 경기력을 좀 더 끌어올릴 여지가 있다. 신한은행으로선 만만한 상대가 없다. 공동 2위지만, 정 감독의 '신한은행 낙관론 경계'는 엄살로 들리지 않는다.

[정상일 감독(위), 김단비(가운데), 한채진(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인천=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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