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예상못한 양의지의 '대성통곡' 그에게도 압박이란게 있었다

[마이데일리 = 고척돔 윤욱재 기자] '양의지 시리즈'는 결국 양의지의 '포효'로 끝났다.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한국시리즈. 두 팀 사이에 양의지라는 '교집합'이 있었다. 양의지는 두산 시절 한국시리즈 우승 2회를 비롯해 4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끌었던 주인공이었다. 어느덧 FA 자격을 취득한 양의지는 화려했던 두산 시절을 마무리하고 4년 총액 125억원에 NC 유니폼을 입었다.

NC는 '양의지 효과'를 등에 업고 올해 정규시즌 우승을 거머쥐며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했다. 한국시리즈 6경기에 모두 등판한 '믿을맨' 김진성은 "양의지가 워낙 경험이 많아서 리드하는대로 잘 따라가면 된다. 투수들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이 장점"이라면서 "투수는 마운드에서 생각이 많으면 안 되는데 그걸 안 하게 해주는 선수"라고 극찬했다.

KBO 리그 최고의 '안방마님'으로 올해는 타격에서도 커리어 하이를 작성하며 생애 최고의 해를 보낸 양의지는 말그대로 산전수전을 다 겪은 선수답게 한국시리즈에서도 노련한 투수 리드와 클러치 한방을 선보이며 '역시 양의지'라는 찬사를 받았다. NC는 양의지가 친정팀 두산 격파에 앞장선 덕분에 4승 2패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한국시리즈 MVP 역시 양의지의 차지였다. 양의지는 한국시리즈에서 타율 .318(22타수 7안타) 1홈런 3타점을 기록했다. 그 홈런 1개는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3-0 리드를 안기는 귀중한 투런포였다. NC에게 5차전은 우승의 기운을 가져오는 아주 중요한 한판이었기에 양의지의 한방이 더욱 눈부셨다.

결국 NC는 6차전에서 두산을 4-2로 제압하고 우승을 확정했다. 양의지는 우승이 확정되자 원종현을 끌어안고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장면이 나왔다. 바로 양의지의 '대성통곡'이었다.

양의지는 특히 박석민과 끌어 안으면서 눈물을 왈칵 쏟았다. 평소 감정 표현을 잘 하지 않는 선수로 유명한데다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것도 아닌데 왜 그는 펑펑 울었을까.

"지난 시간이 많이 생각났다. 힘들었던 것이 떠올라서 감정이 폭발했다"는 양의지는 "한국시리즈인데 '양의지 시리즈'라고 해서 엄청난 압박감이 느껴졌다. 지난 소속팀과 맞붙는 것이었다. 이적할 때 이야기한 것이 그대로 이뤄져 부담감이 심했다"라고 말했다.

겉으로는 평온해보였지만 그도 사람이었던 것이다. 그래도 양의지는 양의지였다. 자신에게 다가온 엄청난 압박감을 이겨내고 NC의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주인공이 됐다.

[NC 박석민과 양의지가 24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6차전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서 4-2로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한 후 포옹을 하고 있다. 사진 = 고척돔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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