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떠난 '감독 염경엽', 끝내 이루지 못한 KS 우승[MD포커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감독 염경엽'은 끝내 한국시리즈 우승을 맛보지 못했다.

SK 와이번스 염경엽 감독이 30일 자진 사퇴했다. 염 감독은 2019시즌을 앞두고 3년 계약금 4억원, 연봉 7억원 등 총액 25억원의 조건으로 계약했다. 그러나 염 감독은 끝내 SK에서 우승의 한을 풀지 못했다.

염 감독은 2013년 히어로즈에서 처음으로 지휘봉을 잡았다. 자신만의 확실한 철학으로 눈길을 모았다. 마무리캠프부터 주전라인업을 확정하고, 1군 주전, 백업, 2군 선수들에게 확실한 목표를 제시했다. 투타 각 파트 별로 플랜 B~C를 확실하게 준비했다. 주축 투수들에겐 계획적으로 휴식도 부여했다. 개개인의 능력을 극대화해 히어로즈를 강팀 반열에 올려놨다.

그러나 한국시리즈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다. 2014년에는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으나 삼성 라이온즈의 통합 4연패 제물이 됐다. 2016년 LG와의 준플레이오프 패퇴 직후 지휘봉을 놓았다. 당시 SK행 소문이 파다했고, 실제로 2017년부터 SK 단장을 역임했다.

단장 시절 트레이 힐만 감독을 도와 2018년 SK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어냈다. 그러나 2019년이 두고두고 아쉬웠다. 시즌 중반까지 선두를 질주했으나 허약한 타격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결국 두산 베어스에 역전우승을 내줬고, 플레이오프서 키움에 3패로 무너지면서 용두사미 시즌을 보냈다.

2020년. 기본적으로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과 앙헬 산체스(요미우리 자이언츠)의 공백이 컸다. 끝내 메우지 못했다. 그리고 시즌 초반부터 부상자가 속출했다. 플랜B는 단단하지 않았다. 외국인선수 농사 역시 실패했다. 타격 문제는 나름의 솔루션을 제시했으나 역시 해결되지 못했다. 성적이 바닥으로 추락했다.

급기야 6월25일 두산과의 홈 더블헤더 1차전 도중 쓰러졌다. 건강을 회복해 9월1일 인천 LG전서 돌아왔으나 6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다시 병원 신세를 지며 물러났다. 결국 9월5일 잠실 두산전이 'SK 감독 염경엽'의 마지막이었다. 성적 부진에 대한 극심한 스트레스 탓이었다.

시즌 대부분을 박경완 수석코치가 이끌었다. 시즌 막바지에 염 감독이 물러날 수도 있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았다. 결국 염 감독은 쇠약한 건강,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야구인 염경엽은 한국시리즈 우승 단장이었지만, 한국시리즈 우승 감독은 되지 못했다. 한을 풀지 못하고 쓸쓸하게 지휘봉을 놓았다.

[염경엽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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