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재균도 번트 가능" 막내 KT가 선보일 '독한' 가을야구 [MD이슈]

[마이데일리 = 광주 이후광 기자] KT 위즈의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끈 이강철 감독이 이번 가을 ‘독한 야구’를 예고했다. 플랜의 핵심은 선취 득점이다.

KT는 정확히 일주일 전 잠실 두산전에서 승리하며 가을야구 진출을 확정지었다. 지난 2015년 1군 진입(창단 2013년) 후 6년 만에 거머쥔 포스트시즌행 티켓이었다. 이제는 첫 가을을 넘어 LG, 키움, 두산 등과 함께 첫 플레이오프를 향한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전날 광주서 KIA에 연장 끝내기패배를 당했지만, 같은 시간 LG도 잠실에서 한화에서 패하며 남은 2경기를 모두 승리할 시 자력으로 2위 확정이 가능하다.

우리는 그 동안 가을야구에서 사소한 실수 하나가 엄청난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를 종종 확인했다. 매 순간이 극도의 긴장감 속에서 펼쳐지기에 웬만한 멘탈로는 중압감을 이겨내기 힘들다. 백전노장 베테랑 야수도 평범한 타구를 놓칠 수 있는 무대가 바로 포스트시즌이다. 수많은 가을을 경험한 베테랑들이 “포스트시즌은 즐기는 게 답이다”라고 입을 모으는 이유다.

가을에 처음으로 야구를 해보는 KT 역시 이 부분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유한준, 박경수, 황재균, 장성우 등 다수의 베테랑들이 중심을 잡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마운드의 평균 연령이 낮고, 야수진에도 어린 선수들이 즐비하다. 베테랑 4인방 역시 가을야구를 치른 지 꽤 오랜 세월이 흘렀다. 창단 첫 가을야구 진출과 함께 2위 싸움을 펼치고 있지만, 처음이라는 중압감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오랫동안 기다렸던 가을이 순식간에 끝날 수도 있다.

28일 광주 KIA전에 앞서 만난 이강철 감독 역시 이를 벌써부터 대비하고 있었다. 이 감독은 “황재균, 유한준, 박경수, 로하스가 앞에서 이끌어줘야 한다. 장성우도 멘탈이 강하다”며 “사실 배정대와 같은 어린 선수들이 걱정되는데 지금처럼 베테랑들을 전진 배치시키고 하위 타선은 번트를 대는 등 착실하게 갈 생각”이라고 베테랑의 존재감을 강조했다.

긴장감을 극복하기 위한 또 다른 비책은 바로 선취 득점이다. 1차전부터 먼저 리드를 잡으며 선수들의 심리적 안정을 꾀한다는 플랜이다. 실제로 KT는 올 시즌 선취 득점 시 리그서 3번째로 높은 .747(56승 19패)의 승률을 기록했다. 선취점을 뽑기 위해 진루가 필요하다면 장타력을 보유한 타자에게도 번트를 시킨다는 이른바 ‘독한 야구’를 예고했다.

이 감독은 “무사 1루에서 (황)재균이도 번트가 가능하다. 가을야구는 선취점이 중요하기 때문”이라며 “그 동안 우리가 좋지 않을 때 보면 선취점을 모두 내줬다. 또 성적이 다소 떨어지는 팀이랑 할 때는 선취점을 내야 상대가 일찍 포기한다. 또 상대가 지고 있으면 필승카드를 굳이 내지 않는다. 1점이라도 먼저 뽑고 가야 좀 더 편안하게 야구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기대를 거는 요소는 ‘팀 KT 위즈’다. 이 감독은 포스트시즌 진출 확정 인터뷰에서 올해 MVP를 꼽아 달라는 질문에 “팀 KT 위즈”라고 답했다. 가을야구라는 큰 무대에서도 올해 KT가 선보인 끈끈한 조직력이 발휘되길 기대한다.

이 감독은 “올해는 자리가 비면 다른 선수가 나타나 이를 잘 메워준다. 팀 전체가 잘하고 있다. 그래서 MVP로 팀 KT 위즈를 꼽은 것”이라며 “아무래도 포스트시즌에 가면 생각지도 못한 또 다른 집중력이 나올 것 같다”고 KT의 성공적인 첫 가을을 기원했다.

[이강철 감독-황재균.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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