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제 동작 가다듬기, SK 박종훈에겐 평생의 숙제[MD이슈]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평생 해야죠."

SK 박종훈은 언더핸드 특성상 도루를 많이 허용한다. 시즌 초반에는 타자와의 승부에 최대한 집중했다. 그러나 시즌 중반 이후 견제동작을 수정, 견제구를 최대한 빠르게 던져 주자를 묶는 방법을 택했다. 아무리 타자와의 승부에 집중해도 뛸 주자들은 다 뛰었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박종훈의 도루 허용 빈도는 낮아졌다. 박종훈은 22일 인천 롯데전을 앞두고 "(이)재원이 형과 얘기한 게 있다. 견제를 하다 폭투를 해도 되니 최대한 빨리 던져보자고 했다. 폭투(견제 악송구)를 해서 1루 주자가 2루에 가는 것과 도루를 줘서 2루에 가는 건 똑같다"라고 했다.

견제 동작을 빠르게 하기 위해 글러브를 놓는 위치를 수정했다. 박종훈이 직접 시범을 보였다. 예전에는 글러브를 가슴과 배꼽 사이에 대고 견제구를 던졌다. 그러나 최근에는 글러브를 거의 가슴까지 끌어올렸다.

어차피 1루로 던지려면 글러브를 올려야 하니, 처음부터 글러브를 놓는 위치를 올렸다는 뜻이다. 효과가 있다. 박종훈은 "팔을 올렸더니 견제 동작이 빨라졌다. 이젠 뛸 사람만 뛰더라. 언젠가 내 것이 됐다"고 했다.

조웅천 코치, 정대현 코치 등 과거 SK의 한 시대를 풍미한 옆구리 투수들의 견제 동작도 참고했다. 박종훈은 "그 선배님들의 투구폼 자체가 빨랐던 건 아니다. 견제 동작이 빨랐다. 영상을 많이 찾아봤다"라고 했다.

박종훈은 과거에도 견제 동작을 몇 차례 바꿨다. 그는 "견제 동작은(가다듬는 것) 평생 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도 지금이 가장 나은 것 같다"라고 했다. 물론 투구 템포를 최대한 빠르게 가져가는 것도 잊지 않는다. 박종훈은 "텀이 길어지면 그 시간에 폼도 생각하고, '어떻게 던지지?', '안 맞아야지'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런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빨리 던진다"라고 했다.

박종훈은 올 시즌 28경기서 12승11패 평균자책점 5.02. 소형준(KT)과 함께 토종투수 최다승 공동 1위다. 30일 인천 LG전 선발 등판을 통해 토종 최다승 단독 1위로 시즌을 마칠 수도 있다. 그는 "끝까지 던지고 싶다. 로테이션을 거르는 건 싫다. (최다승) 뭐라도 하나 해야죠"라고 했다.

SK에 대한 애정도 대단하다. 박종훈은 "올 시즌은 심적으로 너무 힘들었다. 아픈 선수도 많았다. 팀에서 중간 나이인데, 그걸 지켜보는 게 미안하고 마음이 아팠다. 그러면서 배웠다. 팀을 위해, 선, 후배들을 위해 내가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배웠다. 특히 주장 최정 형이 안쓰러웠다. SK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 나중에 주장을 시켜주면 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라고 했다.

[박종훈.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