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리포트: SK 뒤집기쇼, 양우섭 3점슛과 놀라운 수비응집력

[마이데일리 = 잠실학생체 김진성 기자] SK 수비응집력의 승리다.

SK와 KGC는 KBL에서 공격횟수가 많은 대표적인 팀이다. 그만큼 빠른 트랜지션에 의한 확률 높은 공격에 능하다. 스쿼드가 두꺼운 두 팀은 올 시즌 2강으로 꼽힌다. 다만, 시즌 초반에는 부상자도 많았고, 외국선수들은 2주 자가격리로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1라운드 중반 이후 서서히 정상궤도에 올라온다. 특히 KGC가 그렇다. 17~18일 DB, 현대모비스를 연파했고, 22일에는 2차 연장 끝에 KT를 눌렀다. 이 과정에서 오세근과 문성곤, 이재도가 본래 모습을 찾는다. 라이징 스타 변준형과 안정적인 기량의 포워드 얼 클락, 빅맨 라타비우스 윌리엄스와 점점 유기적으로 화합한다.

24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 KGC가 시종일관 5~10점 내외 리드를 유지했다. KGC는 변준형이 주춤했다. 그러나 변준형 외에도 게임체인저가 수두룩했다. 일단 이재도와 문성곤이 돋보였다. 스피드와 외곽슛, 수비력을 겸비한 이재도를 SK는 쉽게 제어하지 못했다. SK는 양우섭의 3점포가 폭발했으나 정작 수비에서 KGC를 제어하지 못했다. 배병준, 최성원 등을 동원했으나 이재도를 원활하게 막지 못했다.

클락은 예상대로 자밀 워니를 외곽으로 끌어내 돌파와 슛으로 공략했다. 수비에선 워니에게 줄 점수를 줬지만, 몇 차례 잘 버텨내기도 했다. 이런 상황서 외곽의 문성곤까지 폭발했다. 전반 막판에는 라타비우스 윌리엄스의 활약이 양념처럼 더해졌다. "영리한 선수"라는 말 그대로였다. 스틸과 속공 마무리에 이어 포스트업에 이은 문성곤의 컷인 득점을 도왔다. 변준형도 수비수 두 명을 헤지테이션 드리블로 뚫고 레이업슛을 올려놓기도 했다.

SK는 2~3쿼터에 3-2 지역방어를 많이 사용했다. 그럴 수밖에 없다. 아직 김민수, 최준용이 부상에서 회복하지 못했다. KGC 문성곤, 전성현, 클락으로 이어지는 포워드진에 우위를 점하지 못한다. 수년간 맞춰온 지역방어에 대한 이해력과 완성도가 높고, 속공의 활용도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라도 필요하다.

이때 두 팀은 흐름을 지속적으로 주고 받았다. KGC가 지역방어를 원활하게 깨다가도 SK의 KGC 공격력 억제도 돋보였다. 또한, 양우섭의 3점포는 '크레이지모드'였다. KGC는 트랩과 스위치&로테이션 수비를 거의 하지 않으면서 SK의 외곽을 완벽히 제어하지 못했다. SK로선 흐름이 좋든 나쁘든 골밑에서 따박 따박 점수를 만드는 워니의 존재감이 크다. SK는 3쿼터에 스몰라인업을 가동하며 KGC의 스피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도 했다.

결국 경기막판 혈투가 벌어졌다. 4분30초전 안영준의 속공을 변준형이 엄청난 블록으로 저지했다. 반면 SK는 최성원의 강력한 압박으로 KGC의 8초 바이얼레이션을 유도한 뒤, 양우섭의 3점포로 승부를 뒤집었다. 워니의 앨리웁 덩크슛을 보태 3점차로 달아났다. KGC 전성현이 골밑 이지샷을 놓치기도 했다. 2분47초전에도 아웃 오브 바운드 패스를 누구도 잡지 못했다. 이때 볼을 잡지 못한 이재도는 이후 최성원의 패스를 절묘하게 끊고 동점 속공 레이업슛을 넣었다.

이후 워니와 클락이 점수를 주고 받았다. 그리고 28.7초전 안영준이 오세근의 골밑 공격을 정상적으로 봉쇄, 트레블링을 유도했다. 이날 안영준은 특유의 좋은 오프 더 볼 무브를 앞세워 골밑에서 적지 않은 점수를 만들었고, 수비 활동량도 좋았다. 오세근은 전반에 비해 후반 들어 눈에 띄게 활동량이 떨어졌다.

이후 SK는 시간을 충분히 소모했다. 김선형이 11.9초전 자유투 2개를 넣고 승부를 갈랐다. KGC는 작전시간 후 이재도의 아웃 오브 바운드 패스를 전성현이 크게 컬을 그린 뒤 받았다. 그러나 3점포는 림을 외면했다. 결국 SK의 83-80 역전극. 반전의 최대 원동력은 4쿼터 수비응집력이었다. 양우섭의 3점포 7방은 SK 팬들을 위한 드라마였다.

[SK 선수들.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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