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키움에 완패…두산, 창단 첫 와일드카드 결정전 현실로? [MD이슈]

[마이데일리 = 잠실 이후광 기자] 두산이 KT와 키움에 완패를 당하며 창단 첫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걱정해야할 처지가 됐다.

지난 15일 한화 3연전 스윕으로 분위기를 끌어올린 두산은 상위권 순위싸움의 최대 다크호스로 부상했다. 최근 5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한 ‘가을 DNA’를 확실히 무시할 수 없었다. 날씨가 선선해지는 10월이 되자 9월 부진을 말끔히 씻어내고 LG, 키움, KT와의 치열한 순위싸움 속으로 빠져들었다. 9월까지만 해도 6위로 처져 포스트시즌 진출 자체가 힘겨워보였지만, 5위를 넘어 3위까지 올라 플레이오프 직행을 향한 희망을 키워나갔다.

한화 3연전 이후 2승 2패를 기록한 두산에게 22일 잠실 KT전과 23일 키움전은 이른바 ‘미라클 두산’을 실현시킬 절호의 기회였다. 순위싸움의 직접적 영향권에 있는 이들을 꺾어야 보다 높은 곳에서 가을야구가 가능한 상황. 그러나 반대로 2경기를 모두 내줄 시 창단 처음으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러야하는 처지에 놓일 수도 있었다. 그래도 최소 1승 1패만을 바랐던 두산. 그러나 걱정은 현실이 됐다.

전날 KT전은 1패 그 이상의 데미지를 입은 완패였다. 3-1로 앞선 채 6회를 맞이했지만 선발 유희관에 이어 믿었던 필승조 이승진-홍건희가 대거 8실점 빅이닝을 헌납했다. 이후 8회 김강률이 1이닝 8피안타 2볼넷 1탈삼진 8실점(비자책)으로 또 다시 전광판에 8이라는 숫자를 새기게 했다. 아울러, 김강률이 안타 8방을 맞을 동안 두산 벤치는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23일 만난 김태형 감독은 “나이가 몇인데 그런 투구를 하면 안 된다”며 이른바 ‘벌투 논란’을 어느 정도 시인했다.

하루가 지났지만 두산은 여전히 무기력했다. 이날도 선취점은 두산 차지였다. 1회 볼넷 2개로 손쉽게 얻은 기회서 오재일이 적시타로 기선을 제압했다. 그러나 타선이 제이크 브리검에 이어 2회부터 올라온 이승호를 전혀 공략하지 못했다. 그 사이 선발 최원준이 4회 1사 1, 2루서 이지영-허정협의 연속 적시타로 역전을 허용했고, 7회 김민규가 서건창에게 1타점 2루타를 맞았다. 그리고 바뀐 투수 박치국이 박병호에게 3점홈런을 맞으며 완전히 승기를 내줬다.

두산은 KT, 키움에게 모두 패하며 5위에 그대로 머물렀다. 그냥 5위가 아니다. 시즌이 4경기밖에 남지 않은 가운데 3위 KT, 4위 키움에 무려 2경기 뒤진 5위가 돼버렸다. 잔여 경기서 롯데, 한화, KIA 등 경쟁과 멀어진 팀들을 주로 만나지만 이번 2경기 패배로 순위싸움의 치명타를 입은 건 분명하다. 또한 지금의 분위기라면 이들과의 승부도 장담할 수 없다. 두산에게 창단 첫 와일드카드 결정전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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