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성빈·김진욱에 나승엽까지, 이제 잘 키워야 하는 롯데[MD이슈]

[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이제 잘 키워야 한다.

롯데 자이언츠가 2021년 신인지명의 승자로 기억될 듯하다. 야구관계자들 사이에서 최상위급이라고 평가 받는 세 명의 유망주를 싹쓸이했다. 1차 지명서 장안고 포수 손성빈을 선택했다. 2차 1라운드서는 강릉고 좌완 김진욱을 지명했다. 그리고 2라운드서 덕수고 내야수 나승엽을 뽑았다.

애당초 나승엽은 키움에 지명된 장재영과 함께 2021년 신인 탑클래스로 분류됐다. 다만, 나승엽이 메이저리그 진출을 타진했다. KBO와 10개 구단에 관련 사실이 알려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실제 나승엽은 메이저리그의 한 구단과 입단 구두합의를 마쳤다.

이때부터 롯데의 대처가 기민했다. 1차 지명서 손성빈을 영입, 포수를 보강했다. 김준태가 성장했지만, 여전히 안방은 롯데의 취약 포지션. 오프시즌에 트레이드로 영입한 지성준은 평가 보류 상황. 장기적 차원에서 포수 보강이 필요하다. 손성빈은 대형포수로 성장할 가능성을 인정 받았다.

롯데는 1차 지명 당시 손성빈에 대해 "포구 자세의 안정감과 센스, 팀의 주장을 맡아 보여준 리더십과 팀 분위기 메이커로서 팀을 이끄는 자세가 강점이다. 공수에서 팀에 보탬이 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해 5년 이후 미래를 보고 지명했다"라고 했다.

이후 롯데는 전체 신인드래프트 1~2라운드서 김진욱과 나승엽을 차례로 지명했다. 지난해 최하위를 차지하면서 전체 1순위 지명권이 있었다. 고교 좌완 최대어 김진욱을 영입하는 건 예상된 결과였다.

좌완 선발 유망주를 지나칠 구단이 있을까. 롯데는 김진욱에 대해 "고교 최상위권의 커맨드와 슬라이더가 강점인 선수다. 고교 시절 우수한 경기 운영 능력을 선보여 향후 선발투수로 발전 가능성을 높게 평가 받고 있다"라고 했다.

여기에 누구도 지명할 생각을 하지 않았던 나승엽을 2라운드에 전격 지명했다. 구단들은 나승엽이 미국에 갈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롯데는 일단 2라운드 지명권을 행사하고 나승엽을 설득하겠다는 전략이었다. 최악의 경우 상위 픽 한 장을 잃는 것을 감수하겠다는 것. 결국 롯데의 승부수는 성공했다. 나승엽의 부모를 정성으로 설득해 마음을 돌렸다.

롯데는 나승엽에 대해 "컨택이 뛰어난 중장거리형 타자로 준수한 송구 능력까지 갖춘 유망한 선수다. 당초 고교 졸업 후 메이저리그 진출을 타진했다. 그러나 미국의 코로나19 확산세로 여러 불확실성 증가, 스카우트팀의 지속적인 관심, 여기에 부모님의 설득과 롯데 팬들의 진심 어린 입단 염원에 마음을 돌려 롯데와의 계약을 선택했다"라고 밝혔다.

나승엽에 대한 롯데의 기대는 엄청나다. 1차 지명 손성빈과 1억5000만원, 2차 1번 김진욱과 3억7000만원에 계약했으나 2차 2번 나승엽에겐 5억원을 안겼다. 1차 지명과 2차 1번보다 계약금을 많이 받는 2차 2번 신인이 또 나올 수 있을까.

이제 롯데는 이들을 잘 키워야 한다. 큰 기대, 많은 계약금을 안고 프로에 입성한 유망주가 성장하지 못하고 쓸쓸하게 떠난 케이스는 너무나도 많다. 허문회 감독은 "선수는 구단의 자산이다"라고 했다.

[손성빈(위), 김진욱(아래). 사진 = 롯데 자이언츠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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