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리포트: 플랜B 맞대결, SK 비교우세

[마이데일리 = 원주 김진성 기자] 역시 SK는 저력이 있다.

SK 문경은 감독은 18일 DB와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너희가 플랜A고, 김민수 최준용이 들어오면 플랜B"라고 했다. 컵 대회부터 백업멤버들의 성장이 돋보였다. 최성원은 수비 스페셜리스트에서 경기운영과 슈팅능력을 끌어올렸고, 양우섭도 가세했다. 배병준, 김건우도 롤 플레이어로서 제 몫을 톡톡히 한다.

김민수와 최준용이 없기 때문에 3~4번에서 미스매치 공격을 많이 할 수 없는 약점은 있다. 그러나 김선형과 자밀 워니라는 중심축이 확고하다. 여기에 나머지 멤버들의 왕성한 공수활동량을 앞세워 경기력을 끌어올린다.

DB 역시 정상과 거리가 멀다. 김현호는 일찌감치 시즌을 접었다. 윤호영도 정규시즌 막판까지 출전하기 어렵다. 김종규가 다음 달에 돌아와도 "출전시간은 20분 정도로 조절해야 한다"라는 게 이상범 감독 설명이다. 김훈과 김태술이 없는 것도 허전하다.

때문에 특유의 로테이션이 좀 더 타이트해졌다. 두경민과 허웅의 출전시간을 30분대 초반으로 올리고, 나카무라 타이치, 김영훈, 맹상훈 등을 총동원한다, 아무래도 3~4번이 약점이다. 배강률과 김태홍의 비중이 높다.

처절한 수비전이었다. DB는 특유의 존 프레스 디펜스를 지속적으로 사용했다. 골밑 수비가 약해지면서 존 프레스의 효율성이 떨어졌다. 그러나 어차피 한 시즌 내내 해야 할 수비라는 게 이 감독 설명. SK도 두경민을 최성원과 양우섭이 번갈아 그림자 수비를 했다.

SK가 두경민을 꽁꽁 묶었고, 2쿼터에 주도권을 잡았다. 기습적인 풀코트프레스로 DB의 공격흐름을 끊었다. 그리고 특유의 트랜지션을 앞세워 확률 높은 공격을 했다. 배병준의 스틸과 속공 마무리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DB는 SK 트랜지션의 핵심 김선형을 전혀 제어하지 못했다. SK는 속공에 의한 김선형의 돌파와 플로터, 세트오펜스에선 최부경을 축으로 양우섭, 배병준의 컷인 득점까지 나왔다. 공격활동량에서 SK가 DB보다 앞섰다.

이후에도 흐름은 비슷했다. DB는 저스틴 녹스가 경기 내내 분전했다. 이적 후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배강률 역시 돋보였다. 타이릭 존스는 전반에 잠잠하다 3쿼터에 두 차례 결정적 스틸을 했으나 더 이상의 활약은 없었다. 나카무라 타이치는 아직 KBL에 적응하지 못했으나 번뜩이는 패스센스와 스틸, 팁인 득점 등 가능성은 충분했다.

그러나 SK는 자밀 워니가 꾸준히 골밑에서 점수를 만들며 리드를 빼앗기지 않았다. 흐름이 좋지 않아도 확실하게 2점을 보장하는 해결사가 있는 것과 없는 건 차이가 크다. 여기에 두경민을 철저히 봉쇄했고, 외곽 수비도 상당히 탄탄했다.

결국 SK가 3~4쿼터에 5점 내외 리드를 지킨 끝에 78-72로 이겼다. 사실 6일만에 경기를 치르면서 1쿼터 경기력은 좋지 않았다. 러나 김선형과 워니를 중심으로 백업멤버들의 왕성한 공수 활동량을 앞세워 탄탄한 플랜B를 입증했다.

DB는 허웅이 4쿼터 초반 물러난 뒤 다시 투입되지 못한 게 결정적이었다. 무릎이 조금 좋지 않아 보였다. 김종규의 공백도 컸다. 플랜B의 힘에서 SK의 비교 우세였다.

[SK 선수들.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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