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토론토 WAR 1위…류현진의 2020시즌 충분히 빛났다 [MD포커스]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끝은 아쉬웠지만 다음을 기약할 수 있었다.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의 2020시즌이 막을 내렸다. 마지막 순간은 아쉬움으로 가득했다. 류현진은 1일(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스버그 트로피카나필드에서 열린 2020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시리즈 2차전에서 선발 등판했으나 1⅔이닝 8피안타 7실점(3자책)으로 고개를 숙였다. 토론토도 2-8로 완패하면서 디비전시리즈 진출이 좌절됐다.

평소보다 구속이 떨어졌고 수비의 도움도 받지 못했다. 2회말 마이크 주니노에게 2점홈런을 맞은 포심 패스트볼의 구속은 88마일(142km)에 그쳤다. 유격수 보 비셋은 어설픈 수비로 실책 2개를 저질러 류현진의 투구에 악영향을 끼쳤다.

토론토와 4년 8000만 달러에 달하는 FA 계약을 맺고 이적 첫 시즌을 치른 류현진은 무수한 환경 변화 속에서도 꿋꿋이 에이스 역할을 해냈다.

메이저리그는 올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60경기 단축 시즌을 치러야 했고 여러 선수들이 시즌 준비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었다. 토론토는 설상가상으로 홈 구장인 로저스센터의 사용이 허용되지 않아 뉴욕주 버팔로에 위치한 샬렌필드에서 홈 경기를 치러야 했다.

이런 와중에도 류현진은 5승 2패 평균자책점 2.69로 에이스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주무기인 체인지업은 이제 모든 타자들이 다 알고 있기에 커터의 비중을 높이는 등 스스로도 변화를 두려워 하지 않았다. 결과는 대성공. 특히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에서는 그동안 악몽에 시달렸던 뉴욕 양키스를 상대로 7이닝 5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하면서 '피날레'를 장식했다. 올 시즌 최고의 피칭이었다.

류현진의 가치는 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WAR)에서도 잘 나타난다. '베이스볼 레퍼런스' 기준인 bWAR은 3.0으로 팀내 1위이며 '팬그래프'가 산정한 fWAR 역시 1.9로 메이저리그 선발투수 16위에 해당하는 좋은 수치를 보였다.

포스트시즌에서의 결과는 아쉬움으로 남지만 이적 첫 해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류현진으로서는 2021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일 수 있었기에 후회 없는 시즌이었다.

[류현진. 사진 = AFPBBNEWS]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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