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 힘겨웠던 ML PS 데뷔전, 13년전 그 임팩트는 아니었다[MD포커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13년전 그 임팩트는 아니었다. 전반적으로 제구가 예리하지 않았다.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데뷔전을 아쉬움 속에 마쳤다. 1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2020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와의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시리즈 1차전에 선발 등판, 3⅔이닝 5피안타 2탈삼진 2볼넷 3실점했다.

김광현은 메이저리그 첫해 정규시즌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8경기서 3승1세이브 평균자책점 평균자책점 1.62를 기록했다. 코로나19에 의한 셧다운과 개인훈련, 데뷔전 마무리 등판과 선발 복귀, 팀 내 확진자 대거 발생으로 빡빡한 일정 소화 등 많은 일이 있었다. 그럼에도 자신의 장점을 발휘하며 입지를 다졌다.

다코타 허드슨의 토미 존 수술, 카를로스 마르티네스의 부진으로 포스트시즌 선발 한 자리를 꿰찰 것이라는 전망은 많았다. 그러나 마이크 쉴트 감독은 예상을 뒤엎고 김광현을 1차전 선발투수로 내세웠다. 철저히 최근 컨디션에 초점을 맞춘 배치였다.

사실 정규시즌의 압도적이고 편안한 모습은 아니었다. 김광현의 이날 제구는 평상시보다 좋지 않았다. 1~2구에 볼을 던지며 불리한 볼카운트로 가는 경우가 많았다. 주무기 슬라이더는 샌디에이고 타자들이 어느 정도 준비한 듯했다. 1회 무사 1,3루, 2회 무사 3루 위기에 빠졌다.

이때 모두 희생플라이로 실점했다. 아웃카운트를 잡으면서 실점했다는 의미. 3회에는 2사 후 연속안타를 맞으면서 추가 실점했다. 4회에는 2사까지 잘 잡았으나 볼넷을 내주면서 교체됐다. 타순이 두 바퀴를 돌자 실트 감독은 김광현을 강판시켰다.

13년 전, KBO리그 루키 김광현은 한국시리즈서 사고를 제대로 쳤다.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 깜짝 선발 등판, 7⅓이닝 1피안타 9탈삼진 2볼넷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당시 최고투수 다니엘 리오스와의 맞대결서 판정승하며 SK의 승리를 이끌었다. 2연패 후 2연승한 SK는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김광현의 4차전 역투가 결정적이었다.

이날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데뷔전이 13년 전 KBO리그 포스트시즌 데뷔전 역투의 임팩트에는 미치지 못했다. 그동안 유독 큰 경기서 강한 모습을 보여왔기에 이날 등판은 살짝 아쉬웠다. 샌디에이고 타자들이 김광현의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에 충분히 대응했고, 슬라이더도 스트라이크 존으로 들어오는 것을 정확하게 때려냈다. 그만큼 준비를 잘했다.

그래도 와르르 무너진 건 아니었기에 실망할 필요는 없다. 포스트시즌은 그만큼 타자들의 응집력도 빼어나다. 세인트루이스가 와일드카드시리즈를 통과하면 김광현이 큰 경기에 강하다는 이미지를 심어줄 기회는 또 찾아올 것이다.

[김광현. 사진 = AFPBBNEWS]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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