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女 였다면? 성희롱 논란 '오! 삼광빌라!', 반면교사 되길 [김미리의 솔.까.말]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과욕이 부른 참사였다.

최근 KBS 2TV 주말드라마 ‘오! 삼광빌라!’가 성희롱 논란에 휩싸였다. 극 중 샤워를 하고 나온 남자 주인공이 머리를 맞고 쓰러지는 과정에서 알몸이 노출됐는데, 이 신에서 신체 일부가 모자이크 처리되고 코끼리 울음소리가 삽입된 것.

해당 장면을 본 적지 않은 시청자들이 깜짝 놀랐고, 일부는 불쾌감을 표했다. 보통 주말드라마가 유쾌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다는 것을 고려한다고 쳐도, 해당 노출신이 극 흐름상 어쩔 수 없이 꼭 필요한 장면이었다고 해도 도가 지나쳤기 때문.

주인공의 성별을 남자가 아닌 여자로 바꿔보면 문제가 명확해진다. 알몸인 여성의 신체 일부를 모자이크했다면, 이와 함께 여성을 희화화하는 어떠한 소리가 삽입됐다면 매우 큰 논란이 됐을 만한 일이다.

성인지 감수성이 높아지고 있는 사회지만 아직까지 남성은 여성보다 소외돼 있다. 무의식적으로, 미처 잘못이라 생각하지 못하는 찰나 자행되기도 한다. 마치 여성의 몸을 품평하는 건 부적절하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남자의 몸을 평하는 데는 거리낌이 없는 것처럼.

‘오! 삼광빌라!’ 측은 이번 논란에 대해 인지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시청자분들의 불편함의 목소리를 겸허하게 받아들인다. 해당 신은 재방송과 다시보기를 포함, 이후 제공되는 방송분에서 수정될 예정이다. 앞으로 더욱 유의해서 제작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

하지만 이런 일은 ‘오! 삼광빌라!’에게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경각심을 가지지 않는다면, 여태까지 무심코 해왔던 것처럼, 자신도 모르는 새 벌어질 수 있는 일이다. 부디 이번 일이 남성 그리고 여성 모두를 다루는데 반면교사가 되길 바란다.

[사진 = KBS 2TV 방송 캡처]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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