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1점차 승부 19승7패, 무조건 좋거나 나쁜 건 아니다[MD이슈]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19승7패.

키움 히어로즈는 올 시즌 1점차 승부를 많이 한다. 무려 26경기를 1점차로 끝냈다. 결과는 19승7패. 올 시즌 키움의 승패마진은 +19. 1점차 경기서 +12승을 달성했으니 2위를 달리는 것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고 봐야 한다.

그렇다면 왜 올 시즌 키움이 1점차 승부를 많이 하고, 또 성적이 좋을까. 몇 가지 이유가 있다. 기본적으로 불펜이 리그 최고수준이다. 객관적으로 2019년의 강력함에는 미치지 못한다. 키움의 작년 불펜 ERA는 3.41이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1위다. 그러나 수치는 4.49로 작년보다 높다.

8월 이후 기복이 심해도, 조상우는 여전히 리그에서 가장 믿을만한 마무리투수다. 이영준이 재정비를 위해 2군에 내려갔다. 그래도 안우진이라는 확실한 셋업맨이 있다. 이들을 베테랑 김상수와 사이드암 양현이 돕는다. 또 다른 베테랑 좌완 오주원도 있다.

손혁 감독은 이들을 대부분 1이닝씩 끊어 기용한다. 3연투는 되도록 피하게 한다. 장기레이스에 대비, 철저히 에너지를 관리했다. 올 시즌 키움 선발진은 토종과 외인 모두 부상과 부진으로 불안정했다. 사실상 불펜이 마운드를 떠받쳐왔다. 경기 막판 동점 혹은 1점차 승부서는 힘이 있다.

그러나 1점차 승부가 유독 많은 건 타선이 적시에 화끈하게 해결하지 못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올 시즌 키움 타선은 작년에 비해 생산력이 떨어진다. 팀 타율(0.282→0.273), 팀 득점권타율(0.300 →0.291)이 일제히 하락했다. 둘 다 작년에는 1위였으나 올 시즌에는 7위 및 4위. 팀 OPS(0.768→0.774)는 소폭 상승했으나 작년 1위서 올해 5위로 하락했다.

올 시즌 10개 구단의 타격지표는 전반적으로 작년보다 좋다. 키움은 반대다. 박병호의 부진과 제리 샌즈의 4~5번 공백이 분명히 있다. 중심타선의 무게감이 작년에 비해 확실히 떨어졌다. 하위타선으로 내려간 에디슨 러셀에게 샌즈만큼의 클러치능력 및 장타력을 기대하는 건 무리다.

2번 김하성과 3번 이정후가 시즌 내내 분투했다. 그러나 이들을 4~5번으로 옮기면 상위타선이 약화된다. 그나마 최근 출루율이 좋은 9번 박준태를 톱타자로 올려 서건창~이정후~김하성으로 클린업트리오를 구축, 몇몇 경기서 재미를 봤다.

결국 여전히 클래스가 있는 불펜과 약화된 타격 생산력이 박빙 승부를 많이 하는 원인이다. 다행히 2위라는 순위는 키움 자체의 애버리지가 작년보다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는 걸 입증한다. 손혁 감독은 24일 고척 SK전을 앞두고 "1점차 승리가 많은 건 팀이 강하다고 볼 수 있지만, 불펜이 피곤할 수밖에 없다. 장, 단점이 있다"라고 했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올 시즌 키움 불펜은 489이닝으로 리그 최다이닝 1위다. 454이닝의 2위 한화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작년에는 488⅔이닝으로 7위에 불과했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20경기를 남긴 시점서 작년 수치를 넘어섰다. 많은 1점차 승부를 겪으며 피로도가 작년 이상이다.

최근 조상우와 이영준의 투구내용이 시즌 초반에 비해 안정감이 떨어지는 것과 연관이 있다고 봐야 한다. 1점차 승부 결과보다 앞으로 더 중요한 건 불펜 관리다. 일단 이영준은 재정비를 위해 2군에 내려갔다. 치열한 2위 다툼서 필승계투조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게 최대 과제다.

[키움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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