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컵 MVP’ 이대성 “다시는 즐거운 농구 못할 것 같았는데…” [MD인터뷰]

[마이데일리 = 군산 최창환 기자] 고양 오리온의 새로운 에이스가 된 이대성이 초대 KBL컵 MVP를 차지했다.

이대성은 27일 군산월명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SK와의 2020 MG새마을금고 KBL컵 결승에 선발 출전, 18득점 3리바운드 4어시스트 5스틸로 활약했다. 3점슛은 9개 가운데 4개 성공시켰다.

이대성이 기동력을 뽐낸 오리온은 이승현(23득점 3점슛 3개 7리바운드 3어시스트), 디드릭 존슨(22득점 17리바운드 7어시스트 3스틸) 등의 활약을 더해 94-81로 승리하며 초대 KBL컵 우승을 차지했다.

초대 MVP는 이대성에게 돌아갔다. 이대성은 유효투표수 43표 가운데 25표를 획득, 18표에 그친 이스현을 제치고 MVP 트로피를 품었다. 투표는 결승뿐만 아니라 조별예선, 4강 경기력까지 반영해 진행됐다.

이대성은 MVP를 수상하게 된 소감에 대해 “감사드리지만, 굉장히 기쁜 정도는 아니다. 이대성이라는 캐릭터 덕분에 MVP를 받게 됐다고 생각한다.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잘해준 (이)승현이 형, (허)일영이 형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다만, 한 팀이 돼 우승한 것은 기쁘다. 팀원들이 누구 하나 탓하지 않고, 눈치 안 보고 농구를 했다. 감독님이 강조하시는 원팀이 돼 함께 땀, 에너지를 쏟으며 따낸 우승이었다”라고 말했다.

이대성은 이어 “한 팀에서 이렇게 중요한 역할, 책임감을 갖고 농구에 임하고 있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페이싱, 장신라인업 등 우리 팀이 하는 농구를 KBL에서 거의 못 봤다. 나는 1번으로 이런 농구에 에너지를 쏟고 싶었다. 사실 현대모비스에서 나온 후 다시는 이렇게 즐겁게, 웃으며 농구를 못할 줄 알았다. KT전 때도 3쿼터부터 내가 주도적으로 2대2를 했는데, 감독님과 동료들이 믿음을 주셨던 덕분”이라고 덧붙였다.

이대성은 지난 1년간 많은 일을 겪었다. 대형 트레이드를 통해 울산 현대모비스에서 전주 KCC로 이적했고, 2019-2020시즌 종료 후에는 FA 협상을 통해 오리온 유니폼을 입었다. 부산 KT 역시 FA 이대성 영입을 추진했지만, 막판 협상을 포기하는 이슈도 있었다.

공교롭게 이대성은 조별예선에서 KT를 만났고, 4강에서는 KCC를 상대했다. 이 부분이 동기부여가 됐을까.

“그런 건 전혀 없다”라고 운을 뗀 이대성은 “트레이드, FA와 관련해 개인적인 감정은 전혀 없다. 대중들에겐 내가 구단에 상처를 받은 것처럼 인식됐을 수 있지만, 유재학 감독님께 많이 배웠다. 농구를 못할 뻔했었는데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셨다. KCC, KT에도 개인적인 감정은 전혀 없다. 좋은 동기부여가 됐을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대성. 사진 = KBL 제공]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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