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리포트: LG 공격농구, 조성원 감독 개입 최소화

[마이데일리 = 군산 김진성 기자] "처음에 한 번 부르고 일부러 안 불렀다."

LG와 오리온은 올 시즌 사령탑이 교체됐다. 20일 군산 월명체육관에서 개막한 2020 MG-새마을금고 KBL 컵대회서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A조의 LG는 개막전서 현대모비스를 99-93, C조의 오리온은 상무를 101-71로 눌렀다.

조성원 감독은 전임 감독 시절 정적이던 LG에 공격농구를 덧씌웠다. 지난 시즌에는 캐디 라렌의 1대1, 라렌과 김시래의 2대2에 극도로 의존했다. 그러나 조 감독은 선수 기용 폭을 넓혔다. (컵대회와 정규경기를 직접 비교하는 건 무의미하지만) 예를 들어 김시래를 1쿼터와 3쿼터에만 쓰면서 이원대, 정성우, 박병우를 고루 활용했다. 라렌과 리온 윌리엄스도 절반씩 나눠 기용했다.

조 감독은 경기개입을 최소화했다. "처음에 한 번 부른 뒤 일부러 타임아웃을 부르지 않았다. 3쿼터에 분위기가 우리 쪽으로 왔고 이어지겠다 싶었다. 선수들이 코트에서 풀어야 할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대화가 많아졌다"라고 했다.

조 감독은 하프타임에 전반에만 파울 4개를 범한 캐디 라렌에게 경기에 집중할 것을 요구했다. 라렌은 3쿼터에만 18점을 쏟아내며 흐름을 돌렸다. 또한, 전반에 활발하던 현대모비스의 수비활동량이 뚝 떨어졌다. 유재학 감독은 "숀 롱과 자키넌 간트는 아직 체력이 안 된다(2주 자가격리 후유증). 후반에는 뛰지를 못했다"라고 했다.

그 사이 LG는 10점 내외로 뒤진 경기를 바짝 추격했다. 3쿼터 막판 조성민과 김시래의 3점포가 잇따라 터졌다. 현대모비스는 골밑에서 외곽으로 나간 패스를 체크하지 못했다. 공격 역시 전반보다 스크린 활용 빈도가 떨어지면서 정적이었다. 실책도 많았다.

또 LG가 고무적이었던 건 4쿼터 역전극을 국내선수들이 일궈냈다는 점이다. 사실 4쿼터 템포는 1~3쿼터에 비해 많이 떨어졌다. 그러나 이원대와 정성우가 윌리엄스와 시도한 2대2에서 파생되는 찬스를 강병현, 정희재 등이 득점으로 연결했다. 막판 현대모비스의 실책을 강병현과 이원대가 3점포로 연결, 경기를 끝냈다.

지난 시즌까지 볼 수 없었던 농구다. 99점을 올리며 공격농구를 실천했다. 조 감독이 개입을 최소화, 선수들의 창의성과 주인의식을 고취시킨 것도 인상적이었다. 이상적인 방향이다. 조 감독은 "공격농구는 내가 원하는 농구다. 그러기 위해 중요한 건 수비와 리바운드다. 5분이 지나고 자기자리를 찾아갔다"라고 했다. 컵대회 한 경기 뿐이지만, 일단 LG가 달라질 조짐을 보였다.

오리온은 상무전으로 완벽히 평가하긴 어려웠다. 외국선수가 없는 특성상 전력 차가 있다. 오히려 오리온은 전반 경기력이 좋지 않았다. 3쿼터에 속공과 얼리오펜스가 살아나면서 20점차 이상 도망가며 승부를 갈랐다. 제프 위디는 올 시즌 최장신 외국선수답게 상당한 골밑 장악력을 뽐냈다. 이대성도 특유의 업템포 농구를 선보이면서 종종 동료들과 좋은 연계플레이를 해냈다. 다만, 데드릭 로슨은 아직 몸 상태가 정상적이지 않았다.

[LG 선수들.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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