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다녀왔습니다' 막장은 덜어내고 감동은 더하고 [정지현의 오아시스]

[마이데일리 = 정지현 기자] KBS 2TV 주말드라마 '한 번 다녀왔습니다'(극본 양희승 안아름 연출 이재상)가 따뜻한 가족애를 전하며 종영했다.

13일 방송된 '한 번 다녀왔습니다' 최종회에서는 유산의 아픔을 겪었던 송나희(이민정)와 윤규진(이상엽)은 이란성 쌍둥이를 출산하며 현실 육아의 모습이 그려졌다. 송다희(이초희)와 윤재석(이상이)은 어머니 최윤정(김보연)의 집에서 분가했지만, 어머니와 왕래하며 살갑게 지냈다. 송영달(천호진)과 장옥분(차화연)은 댄스 대회라는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한 번 다녀왔습니다'는 부모와 자식 간 이혼에 대한 간극과 위기를 헤쳐 나가는 과정을 통해 각자 행복 찾기를 완성하는 내용을 담았다. 송가네 4남매의 이혼이라는 파격적인 설정으로 방송 초반 화제를 모은 '한 번 다녀왔습니다'지만, 극을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악역의 존재 없이 등장인물들의 사는 이야기를 그려내며 뭉클한 가족애를 선사, 모두가 예상한 해피엔딩을 맞았다.

'이혼'이라는 소재를 다룬 '한 번 다녀왔습니다'였지만, 등장인물들을 통해 풀어가는 이야기는 자극적이지 않았다. 때로는 유쾌하게, 때로는 따뜻하게 그려내며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소위 '막장' 요소가 시청자들의 몰입을 방해하지 않은 것이다.

'막장' 요소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극 중반에 등장한 홍연홍(조미령)의 억지스러운 사기극은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다행히 이 같은 갈등 요소는 빠르게 매듭지어졌고, 시청자들의 불만은 사그라들었다.

송영달과 강초연(이정은)은 '어릴 적 헤어진 남매'라는 뻔한 설정이었다. 하지만 두 사람의 명품 연기 덕에 감동은 극대화됐다. 송다희와 윤재석이 겹사돈을 맺는 설정도 익숙한 이야기이지만, 두 사람의 빼어난 케미로 신선한 재미를 안겼다.

후반부 최윤정의 알콜성 치매 증상 발현 역시 '막장'으로 흘러가지 않고 아들 윤규진, 며느리 송나희와 함께 극복하는 과정으로 연결 지어 시청자들의 우려를 응원으로 바뀌게 했다.

이처럼 '한 번 다녀왔습니다'는 '막장' 요소는 요소에만 그치게 하고 깊은 전개로 발전시키지 않았다. 더불어 우리 사회를 구성하는 기본적인 단위인 '가족'에 충실한 덕에 온 가족이 주말에 모여 함께 볼 수 있는 의미 있는 가족 드라마가 완성됐다.

가족을 위해 묵묵히 일하는 부모 송영달과 장옥분, 이혼 후 상처를 극복하며 성장해나가는 송가네 4남매 그리고 이들 주변의 캐릭터들은 곧 우리네 일상이다. 악역 없는 착한 드라마로 막을 내린 '한 번 다녀왔습니다'가 선사한 감동은 시청자들에게 오래 머물 것이다.

[사진 = KBS 방송 화면, 스튜디오드래곤·본팩토리 제공]

정지현 기자 windfa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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