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팬서’ 채드윅 보스만 사망, “죽음은 끝이 아니다” 와칸다 포에버[곽명동의 씨네톡]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블랙팬서’ 채드윅 보스만이 28일(현지시간) 대장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향년 43세.

그는 지난 4년간 아픔과 고통을 견뎠다. 가족에 따르면, 보스만은 4년전 대장암 진단을 받았다. 영화 ‘마셜’을 촬영하는 동안 셀수 없이 많은 수술과 항암치료를 받았다. ‘블랙팬서’처럼, 참된 전사였다. 그렇게 힘든 순간을 겪으며 ‘마셜’ ‘어벤져스:인피니티 워’ ‘어벤져스:엔드게임’ 에 출연했다. 그만큼 연기를 좋아했고, 영화를 사랑했다. 생전에 그는 대장암 진단 사실을 공식적으로 알리지 않았다.

그는 현실에서도 슈퍼히어로였다. 지난 4월 15일 ‘재키 로빈슨 데이’를 맞아 아프리카계 미국인을 위한 병원에 장비 420만 달러어치를 기부했다. 당시 영상에서 부쩍 수척해진 모습으로 나타나 건강 우려를 자아냈지만, 그는 대장암에 대해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톰 홀랜드는 인스타그램에 채드윅 보스만이 병원에서 아이를 위로하는 사진을 올렸다. 그러면서 “영화보다 현실에서 더 영웅이었다”면서 “당신을 친구로 부를 수 있어 영광이었다”고 추모했다.

채드윅 보스만은 ‘유색인종의 아이콘’이다. 2013년에 개봉한 영화 ‘42’에서 흑인 최초의 메이저리거 재키 로빈슨을 훌륭하게 연기했다. 공교롭게도 그가 사망한 28일은 코로나 19 여파로 연기된 ‘재키 로빈슨 데이’였다. 이날 볼티모어 전에 선발등판한 류현진도 등번호 42번을 달았다. 이날은 모든 메이저리거가 42번을 달고 뛴다. 흑인 역사에 한 획을 그었던 재키 로빈슨은 영화 ‘42’의 채드윅 보스만을 통해 더욱 생생하게 기억됐다.

‘42’ 외에도 ‘겟 온 업’의 소울 싱어 제임스 브라운, 2017년 ‘마셜’의 흑인 최초 대법원 판사 서드굿 마셜을 연기했다. 모두 흑인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역사적 인물이다. 그만큼 채드윅 보스만은 흑인의 영웅이다. 앞선 세 영화가 실존 인물을 다뤘다면, 마블 히어로 무비 ‘블랙팬서’는 허구의 인물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블랙팬서를 실존인물만큼 가깝게 여긴다. 채드윅 보스만의 뛰어난 연기 덕이다.

2018년 개봉한 ‘블랙팬서’는 13억 4,728만 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아이언맨’부터 ‘어벤져스:엔드게임’까지 총 22편의 MCU 영화 가운데 로튼토마토 신선도 지수가 가장 높은 영화가 ‘블랙팬서’(97%)다. 슈퍼히어로무비 최초로 아카데미 3관왕(의상·미술·음악상)에 올랐다. 이 영화는 아프리카계 미국인 영화 관객들에게 희망, 자부심, 권한의 순간을 상징했다. 개봉 당시 그들은 아프리카에서 영감을 받은 옷과 액세서리를 입고 극장을 찾았다.

채드윅 보스만은 ‘캡틴 아메리카:시빌워’를 통해 블랙팬서로 MCU에 첫 선을 보였다. 극중 아버지가 사망한 뒤 실의에 빠진 그는 ‘블랙 위도우’(스칼렛 요한슨)에게 “우리의 문화에서 죽음은 끝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고인의 유산은 후대에 남는다. 그의 말처럼, 죽음은 끝이 아니다. 채드윅 보스만의 정신은 영원할 것이다.

“와칸다 포에버”

[사진 = AFP/BB NEWS, 마블, 마이데일리 DB, 톰 홀랜드 인스타그램]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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