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급했던 내야 보강·전상현의 호투…KIA가 문경찬을 내준 이유 [MD이슈]

[마이데일리 = 잠실 이후광 기자] KIA 조계현 단장이 전날 밤 깜짝 2대2 트레이드의 막전막후를 전했다. 핵심은 전직 마무리 문경찬을 통한 내야 보강이었다.

KIA는 지난 12일 잠실 LG전이 끝나고 NC와 투수 문경찬-박정수를 내주고 내야수 김태진-투수 장현식을 데려오는 2대2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이번 트레이드는 대권 도전을 위해 뒷문 보강이 필요했던 NC가 먼저 제안해 이뤄졌다. NC 김종문 단장과 KIA 조계현 단장이 지난 7~9일 광주 3연전에서 만남을 갖고 의견을 나누며 트레이드 카드를 조율했다. NC는 KIA의 전직 마무리 문경찬을 원했고, 이에 내야 보강이 필요했던 KIA가 김태진을 찍으며 ‘빅 딜’이 성사됐다.

핵심은 트레이드 카드로 사용된 문경찬이다. 2015년 2차 2라운드 22순위로 KIA에 입단한 문경찬은 지난 시즌 부상 이탈한 김윤동의 대체자로 낙점돼 24세이브 평균자책점 1.31로 호투하며 타이거즈의 새 마무리투수로 도약했다. 이후 올 시즌 역시 마무리로 출발해 안정감을 뽐냈으나 6월 말부터 부진이 시작됐고, 팔꿈치 근육통까지 발생하며 전상현에게 마무리 자리를 내줬다. 올 시즌 기록은 25경기 2패 10세이브 평균자책점 5.25.

KIA에게도 쉬운 선택은 아니었다. 마이데일리와 연락이 닿은 조 단장은 “고민이 됐다”고 운을 떼며 “사실 (문)경찬이가 올해 경기들이 쉽지 않았다. 오히려 (전)상현이가 마무리가 되며 뒷문이 안정됐다. 작년에 마무리하던 투수가 현재 마무리투수 앞에 던지게 되면 서로 미안하고 눈치가 보인다. 코치들 역시 선수 기용에 눈치를 보게 된다. 서로를 너무 걱정해주는 분위기는 문제가 될 수 있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설명했다.

결국 새 마무리 전상현을 필두로 박준표, 홍상삼, 정해영 등으로 충분히 필승조를 꾸릴 수 있다는 결론이 도출됐다. 조 단장은 “우리는 새로운 마무리 전상현을 만들었다”며 “(문)경찬이에게 미안하기도 하면서 안쓰러운 마음이 든다. 그래도 성실한 선수라 자신을 필요로 하는 팀에서 다시 마무리를 맡을 수도 있다고 본다. 우리는 일단 현재 필승조로 뒷문을 지킬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문경찬을 내주면서 데려온 선수는 내야수 김태진이다. KIA 내야는 현재 김선빈, 류지혁이 부상으로 동반 이탈해있다. 김선빈은 전날 시즌 3번째 햄스트링 부상을 당했고, 6월 중순 역시 햄스트링 부상으로 빠진 류지혁은 최근 같은 부위에 부상이 재발했다. 현재로선 복귀 시점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이들의 공백을 나주환, 김규성 등이 메우고 있지만, 나주환은 체력 관리가 필요하며, 김규성은 올해가 데뷔 시즌이다.

조 단장은 “류지혁, 김선빈이 없는 가운데 김규성이 수비는 수준급으로 잘해주고 있지만 타격에서 좀 더 경험과 파워가 쌓여야 한다. 아무래도 무게감이 떨어진다”며 “김태진은 멀티포지션이 가능하다. 발도 빠르고 야구하는 스타일이 상당히 공격적이다. KIA에 오면 근성도 옆에서 보고 배울 수 있고, 새로운 활력도 불어넣을 수 있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김태진은 지난 시즌 123경기 타율 .275 5홈런 12도루를 남기며 입단 7년 만에 잠재력을 발휘했다.

그렇다면 장현식은 어떤 보직으로 기용될까. 장현식은 2017년 9승과 함께 당시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국가대표로 뽑힌 경력이 있다. 묵직한 직구로 한때 KBO리그를 이끌 우완 유망주로 거론됐던 선수다. 조 단장은 “문경찬보다는 장현식에게 미래가치가 더 있을 것으로 봤다. 선발과 불펜이 모두 가능하다. 일단 팀에 와서 감독이 공을 직접 보고 보직을 결정할 것이다. 내 역할은 선수단을 구성해주는 것”이라고 했다.

장현식은 13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선수단에 합류한다. 최근 발목 부상을 당한 김태진은 퓨처스리그에서 실전 경기를 거친 뒤 KIA 팬들 앞에 설 예정이다. 조 단장은 “장현식과 김태진 모두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높이 샀다. 두 선수가 우리 팀에서 힘을 내서 파이팅했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트레이드 성공을 기원했다.

[위부터 문경찬-김태진-장현식.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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