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루 2번 지나친 롯데, 해결사는 전준우였다 [MD포커스]

[마이데일리 = 잠실 이후광 기자] 롯데가 8회 8월 상승세를 입증했다.

롯데는 7일 잠실 두산전에 앞서 8월 4전 전승의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이 기간 팀 평균차잭점이 리그 1위(1.25), 타율은 3위(.302)로 투타 밸런스가 완벽했다. 고질적인 약점이었던 득점권 타율도 .372(리그 3위)에 달했다. 이에 적장인 김태형 두산 감독은 “현재 롯데는 팀 자체를 탄탄하다고 봐야 한다. 상승세라 분위기가 더 좋을 것”이라며 이례적으로 경계심을 드러냈다.

상승세 속 타순도 크게 변화를 주지 않았다. 이대호가 약 3주 만에 1루 수비를 맡으며 정훈(지명타자)-손아섭(우익수)-전준우(좌익수)-이대호(1루수)-한동희(3루수)-딕슨 마차도(유격수)-안치홍(2루수)-김준태(포수)-김재유(중견수) 순의 라인업이 꾸려졌다. 허문회 롯데 감독은 “선발 9명 중 2~3명만 잘해주면 된다고 생각한다. 3명만 잘해주면 쉽게 이길 수 있다”며 “다행히 타자들이 최근 돌아가면서 잘해주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나 두산을 만나 득점권 집중력이 급격히 떨어졌다. 2회부터 득점권 빈타가 시작됐다. 안타 두 방으로 얻은 무사 2, 3루에서 3루주자 한동희가 안치홍의 우익수 뜬공 때 홈을 파고들다 우익수 박건우의 정확한 홈송구에 아웃된 것. 이후 김준태가 볼넷으로 불씨를 살렸으나 김재유가 1루수 땅볼에 그쳤다.

5회와 6회에는 만루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5회 안타와 볼넷 2개로 맞이한 1사 만루서 손아섭이 1루수 야수선택, 전준우가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고, 6회 한동희-마차도의 연속안타와 김준태의 볼넷으로 만난 2사 만루에선 김재유가 헛스윙 삼진으로 찬물을 끼얹었다.

점수를 내야할 때 내지 못하며 결국 흐름을 상대에게 내줬다. 6회 3실점, 7회 1실점하며 0-4로 뒤진 채 8회초를 맞이했다. 그러나 롯데 상승세는 3차례의 득점권 빈타로 사그라지지 않았다. 선두 한동희의 볼넷이 시발점이었다. 이후 2루수 실책에 무사 1, 2루가 됐고 안치홍이 1타점 2루타, 김준태가 희생플라이로 2점 차 추격을 가했다.

롯데는 멈추지 않았다. 김재유의 진루타에 이어 정훈과 손아섭이 끈질긴 풀카운트 승부 끝 연달아 볼넷을 골라냈다. 경기 3번째 만루 찬스가 찾아온 것. 그리고 전준우가 두산에서 가장 구위가 좋은 홍건희를 상대로 극적인 역전 만루홈런을 쏘아 올렸다. 2B2S에서 146km짜리 직구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겼다. 8월 상승세를 직접 눈으로 확인한 순간이었다.

한 번 터진 방망이는 좀처럼 식을 줄 몰랐다. 이대호-한동희가 연속안타로 기세를 이었고, 3루수 실책에 1점을 더 뽑으며 8회를 마무리했다. 이후 9회 선두로 등장한 김준태가 채지선에게 우월 솔로홈런을 뽑아내며 승부의 쐐기를 제대로 박았다.

롯데는 이날 두산에 짜릿한 8-4 역전승을 거두며 파죽의 5연승을 달렸다. 8월 전승이다.

[전준우.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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