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우&안우진 강력한 이중 뒷문, 비슷한데 다르다[MD이슈]

[마이데일리 = 고척돔 김진성 기자] "감독 입장에선 안정적이고 편한 건 사실이다."

키움 히어로즈는 최근 사실상 '이중 뒷문'을 장착했다. 안우진이 본격적으로 메인 셋업맨으로 안착했다. 안우진이 8회를 막고, 마무리 조상우가 9회를 정리하는 게 '승리 공식'으로 자리잡았다. 둘 다 강력한 포심패스트볼로 타자를 압도한다. 키움 벤치로선 편안하다.

양현과 김상수, 곧 돌아올 이영준이 6~7회를 책임지면, 안우진&조상우와 강력한 시너지를 낼 수 있다. 10개 구단 최강 필승계투조를 꾸린 작년 이상의 임팩트가 기대된다. 이미 손혁 감독은 이들의 3연투를 철저히 배제한다. 포스트시즌서도 최대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런데 두 파워피처는 같으면서도 다르다. 일단 최근 구위만 놓고 보면 안우진이 좀 더 낫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안우진의 포심 평균구속은 152.1km다. 작년 147km보다 확 올라갔다. 선발로 뛴 작년과 달리 짧은 이닝을 전력 투구하기 때문이다. 반면 조상우의 포심 평균구속은 149.1km. 작년 152.2km보다 다소 떨어졌다.

투구 궤적도 다르다. 안우진이 조상우보다 타점이 높다. 손 감독은 15일 고척 NC전을 앞두고 "상우는 플랫으로 들어가는 개념이고, 우진이는 각이 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구속은 우진이가 빠르지만, 타자가 느끼는 힘은 상우가 더 좋을 수도 있다"라고 했다. 확실히 조상우의 공은 묵직한 맛이 있다. 회전수는 더 많이 나올 수도 있다.

손 감독은 조상우가 훗날 굳이 포심을 던지지 않더라도 투심을 던지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지금도 수평으로 움직이는 폭이 너무 좋다. 투심으로 그립을 변형하면 그 폭이 더 커질 것이다"라고 했다. 물론 "미래의 얘기다. 지금도 잘하고 있는데, 혹시 나중에 외국에 나간다면 한번 시도해볼 만하다"라고 했다.

포심을 던져도 수평무브먼트가 좋은데, 홈플레이트에서 움직임이 심한 투심을 던지면 수평무브먼트가 더 좋아져서 타자를 더욱 압박할 수 있다는 논리다. 반면 타점이 높고 공이 빠른 안우진은 굳이 투심을 던질 필요성은 없다는 판단이다.

조상우의 구속에 대해선 걱정하지 않았다. 손 감독은 "맞으면 문제가 되는데 잘 던지고 있어서 굳이 그것에 대해 얘기를 하지 않는다. 작년에 대한 피로도도 있을 것이고 위기가 되면 150km를 넘긴다. 속도에 너무 민감하면 폼이 흐트러진다"라고 했다.

이렇게 두 사람은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때문에 8~9회에 붙여서 투입하는 건 효과적이다. 물론 상대 타순을 감안해서 두 사람 사이에 이영준, 김상수, 양현 등을 넣을 수도 있다. 어쨌든 손 감독의 기본 구상은 8회 안우진~9회 조상우다.

손 감독은 "안우진이 8회에 상대하는 타자들과 조상우가 9회에 상대하는 타자들이 겹치지 않는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겹친다고 하면 경기를 내주는 타이밍"이라고 덧붙였다. 세 타자 넘게 상대해서 타순이 돌고, 안우진을 상대한 타자가 조상우까지 상대하면 박빙 리드가 상대에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쉽게 말해 두 사람이 8~9회에 삼자범퇴를 잡으면, 상대하는 타자가 전혀 겹치지 않는다. 안우진을 상대로 빠른 공에 타이밍을 맞춰본 타자가 다시 조상우를 상대할 일이 없다는 뜻이다.

손 감독은 "안우진과 조상우를 7회와 9회에 넣으면 둘 다 한번씩 공을 보는 타자가 있을 수 있겠지만, 8~9회라면 확률이 떨어진다. 그리고 투구 궤적이 다르다. 나란히 붙어 등판해도 된다"라고 했다.

손 감독은 두 사람에게 고마운 마음이다. "좋은 셋업맨과 마무리는 타자가 직구를 노려도 내 직구를 믿고 던지는 자신감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두 사람은 좋은 투수"라고 했다. 결국 빠른 공으로 승부하는 걸 타자도 알고, 알면서 당한다.

손 감독은 "투수는 맞는 직업이다. 타자가 뭘 노릴지 몰라도, 결국 투수는 타자가 노려도 던질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진짜 투수"라고 했다. 조상우와 안우진은 14~15일 고척 NC전서 연이틀 8~9회에 팀 승리를 이끌었다. 조상우는 21경기서 2승1패15세이브 평균자책점 0.77, 블론세이브 제로. 안우진은 9경기서 3홀드 평균자책점 제로.

[조상우(위), 안우진(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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