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빈 홈런 포함 3안타, 슬럼프 탈출 시동 걸었다 [MD포커스]

[마이데일리 = 잠실 이후광 기자] 두산 타선의 마지막 퍼즐이 맞춰지는 것일까.

두산 김태형 감독은 지난 14일 잠실 SK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팀 타선의 주축인 90년생 트리오를 한 명씩 평가했다. 희비가 엇갈린 평가 내용이었다. 최근 감이 좋은 박건우와 허경민에 대해선 “(허)경민이가 1번을 치고 (박)건우가 3번을 치면 타선이 안정된다”고 말했지만 정수빈을 두고는 “당분간 9번에서 올라오긴 힘들 것 같다”고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다 이유가 있는 설명이었다. 정수빈의 시즌 기록은 56경기 타율 .263 2홈런 22타점. 9번 타순을 감안했을 때 무난한 기록이지만 .263는 한때 .295까지 올랐던 타율이 떨어진 수치다. 사실 원래부터 9번 타자도 아니었다. 두산은 과거 정수빈-호세 페르난데스 테이블세터 조합으로 재미를 봤다. 그러나 전날 경기 전까지 최근 10경기 타율이 .192로 상당히 저조하며 하위 타선을 맡아야 했다.

2군행 또는 라인업 제외를 고민하지 않은 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정상급 외야 수비로 인해 뺄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정수빈을 제외하기엔 잠실 외야가 너무 넓어 보였다. 김 감독은 “수비에서 해주는 게 크다. 작전수행능력도 뛰어나다”며 “안타를 하나 못 치지만 안타가 되는 걸 막아준다. 그러면 투수들이 믿고 던질 수 있다. 아직까지 정수빈이 중견수로 나가는 게 이상적”이라고 신뢰를 표현했다.

그리고 전날 마침내 타격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3회 첫 타석 1루수 파울플라이로 방망이가 여전히 무뎌보였지만 두 번째 타석부터 반전을 만들어냈다. 1-2로 뒤진 5회말 2사 1루서 SK 선발 이건욱을 상대로 우월 역전 투런포를 쏘아 올린 것. 2B1S에서 가운데로 몰린 직구(142km)를 노려 비거리 105m짜리 홈런을 만들어냈다. 6월 11일 NC전 이후 33일 만에 나온 시즌 2호 홈런이었다.

정수빈은 멈추지 않았다. 8회 1사 주자 없는 가운데 중전안타로 2경기 연속 멀티히트를 완성했고, 9회 2사 2루 찬스서 1타점 3루타를 뽑아내며 6월 25일 SK전 이후 19일 만에 3안타 경기까지 완성했다. 사이클링히트까지 2루타만 없는 활약이었다.

정수빈은 이날 활약으로 .247까지 떨어졌던 타율을 .263로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11일 롯데전 2안타에 이어 전날 3안타를 몰아치며 타격 슬럼프 반등 계기를 확실히 마련했다. 김 감독은 "정수빈이 살아나면 타선을 좀 더 다양하게 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향후 정수빈의 반등이 불러올 효과에 관심이 모아진다.

[정수빈. 사진 = 잠실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