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 노력했는데…" 이영준 짧은 이탈, 한 숨 돌린 키움[MD스토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엄청 많이 노력했는데…"

키움 히어로즈 손혁 감독은 시즌 초반 이영준을 두고 "저런 선수가 잘 돼야 한다"라고 했다. 성실함의 대명사다. 팀을 위한 마음도 남다르다. 이승호의 첫 승을 기원하기 위해 라디오 프로그램에 사연까지 보냈다. 언제나 밝은 얼굴로 언론을 대하는 선수이기도 하다.

8일 고척 삼성전서 1이닝 1볼넷 무실점으로 시즌 첫 구원승을 챙겼다. 그러나 경기 후 허리에 통증을 느꼈다. 10일 정밀검진을 받은 결과 염좌 진단을 받았다. 부상자명단에 올랐다. 키움 관계자는 "큰 부상은 아니다. 3~4일 지나면 괜찮을 것 같다"라고 했다. 키움으로선 한 숨 돌렸다.

이영준은 작년에도 허리 통증으로 6월 한 달간 쉬어간 전력이 있다. 이번에는 반대쪽 허리다. 작년의 경우 7월에 복귀해 시즌을 완주했다. 포스트시즌서도 맹활약하며 키움 불펜의 신무기로 자리매김했다.

올 시즌은 본격적으로 필승계투조로 등판했다. 김상수와 오주원의 부진, 안우진의 부상과 늦은 합류로 메인 셋업맨으로 뛰었다. 5월에는 부진했다. 갑자기 맡은 역할에 적응하는 과정이었다. 6월에 10경기서 4홀드 평균자책점 3.12로 맹활약했다. 7월에도 3경기서 1승2홀드 평균자책점 0.

롯데 허문회 감독의 어필 이후 세트포지션에서 디딤발인 왼발의 뒤꿈치를 뗐다가 다시 붙이면서 던지는 습관을 고쳤다. 힘을 모으기 위한 투구 습관이었다. 뒤꿈치를 고정하자 제구가 살아났다. 본인도, 손 감독도 만족했다. 이런 상황서 부상 악령을 맞이했다.

올 시즌 키움 불펜은 좌완이 풍족했던 작년과 다르다. 오주원은 1군에 올라오지 못하고 있다. 김성민도 부진 끝에 일찌감치 2군에 내려갔다. 김재웅이 있지만, 아직 경험이 부족하다. 김상수, 양현, 안우진, 조상우로 이어지는 철벽 필승계투조는 여전하다. 그러나 이들 모두 우완이다. 이영준이 빠지면 짜임새가 떨어진다.

당장 연장 11회 접전 끝에 패배한 10일 광주 KIA전서도 이영준의 1이닝이 절실했다. 조상우와 안우진이 8~9일 고척 삼성전서 연투하면서 이날 등판할 수 없었다. 그래서 더더욱 이영준 공백이 느껴졌다.

손 감독은 "기존 선수들로 하려고 한다. 보유한 왼손투수들 중 올라올 선수는 없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감독도 아쉽지만 선수가 더 아쉬울 것이다. 올 시즌을 준비하기 위해 엄청 많이 노력했고 연투도 시켰다. 고생하면서 여기까지 왔는데 부상이 생겨서 걱정이다. 별 일 없을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했다. 진심으로 안타까운 표정이었다.

이영준의 부상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긴 어렵다. 손 감독은 "뒤꿈치를 붙이고 투구하는 건 (부상과) 연관이 있을 수 있다. 들었던 걸 붙이면서 힘을 더 썼을 수 있다. 무릎 각도나 스트라이드를 넓히면 힘을 쓸 때 허리 근육이나 인대에 염증이나 타이트함이 생길 수는 있다"라고 했다.

키움 마운드는 최근 제이크 브리검과 한현희의 복귀시점이 잡히면서 정비되고 있다. 이영준의 부상이 크지 않아 한 숨 돌렸다. 다만, 누구보다 성실한 선수이기에 손 감독으로선 아쉬운 눈치다. 역시 불펜 투수들은 몸 관리, 컨디션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

[이영준.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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