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호&이지영 찰떡궁합, 윤성환·장원삼 떠올린 사령탑[MD스토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삼성에서 전성기 윤성환, 장원삼 등 제구가 좋은 투수들과 호흡을 많이 맞췄다."

키움 히어로즈 손혁 감독은 장정석 전 감독과 미묘하게 스타일이 다르다. 그러나 포수 기용방법만큼은 크게 다르지 않다. 박동원에게 에릭 요키시와 최원태, 이지영에게 제이크 브리검과 이승호를 맡긴다.

두 주전급 포수의 역량을 극대화한다. 굳이 '전담포수제'라는 말을 하지 않을 뿐이다. (변수가 발생하면 배터리 조합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 특히 손 감독은 최근 좋은 페이스를 이어가는 이승호에겐 이지영이 어울린다고 본다. 장 전 감독도 이승호에겐 주로 이지영을 붙였다.

이승호는 개막 전 연습경기를 포함해 5월까지 페이스가 나빴다. 제구에 기복이 심했다. 볼카운트에 몰린 뒤 한 가운데로 던지다 장타를 얻어맞는 모습이 반복됐다. 그러나 6월 5경기서 2승 평균자책점 1.86으로 맹활약했다. 지독한 무승 징크스도 깼다.

특유의 예리한 제구가 살아났다. 포심은 140km 초반이지만, 체인지업, 커브, 슬라이더의 커맨드가 좋은 투수. 키움이 이승호를 일찌감치 간판 왼손선발로 점 찍고 기회를 준 이유다. 제구에 자신감을 찾은 최근에는 좌타자를 상대로 과감하게 주무기 체인지업을 구사하기도 했다. 몸쪽으로 떨어지는 구종. 제구가 되지 않으면 장타를 맞은 위험성이 크다. 그러나 좌타자들이 이승호의 체인지업에 고전했다.

5일 수원 KT전서 2이닝 6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전반적으로 제구가 예리하지 않았다. 두 경기 연속 5일만의 등판이었다. 때문에 볼 끝 위력이 약간 떨어진 측면도 있었다. 그래도 최근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은 행보다.

손혁 감독은 "원래 좋은 투수라서 잘 던지는 것 같다. 구속에 욕심을 내면서 변화구 제구가 흔들렸고, 속구를 던지다 장타를 맞아 많은 실점을 했다. 에이스들과 계속 붙다 보니 어려운 점도 있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최근 변화구 스트라이크 비율이 높다. 이지영과 잘 맞는 것 같다"라고 했다. 이지영 특유의 안정적인 리드가 이승호의 안정감 있는 투구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박동원이 상대적으로 공격적인 리드를 한다면, 이지영은 차분한 스타일이다. 정답은 없다.

손 감독은 이지영의 삼성 시절을 떠올렸다. 이지영은 삼성 왕조시절 주전포수의 경험이 있다. 물론 진갑용 KIA 배터리코치의 백업으로 긴 시간을 보냈다. 그래도 2013년과 2015년에 100경기 이상 출전하며 당시 삼성의 화려한 마운드를 뒷받침했다.

손 감독은 "지영이가 전성기 윤성환, 장원삼 등 제구가 좋은 투수들과 호흡을 많이 맞췄다. 제구와 변화구 구사능력이 좋은 투수는 지영이와의 효과가 배가 되겠구나 싶었다"라고 돌아봤다. 이승호 역시 전성기 윤성환, 장원삼과 비슷한 유형이다.

실제 이승호는 인터뷰마다 이지영에게 고마움을 드러낸다. 상황에 맞는 예리한 볼배합과 리드를 전적으로 신뢰한다는 의미다. 구위로 타자를 압도하기 어려운 이승호의 경쟁력을 극대화하는 이지영의 능력은 확실하다. 이지영이 부상하지 않는 한, 두 사람의 호흡을 계속 볼 수 있을 듯하다.

[이승호와 이지영.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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