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뻔한 FNC, 달랑 네줄짜리 심야 공식입장…권민아에 사과는 왜 안했나 [이승록의 나침반]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FNC엔터테인먼트는 뻔뻔함의 극치인가, 무지의 소치인가.

지난 3일 권민아가 AOA 시절 당한 고통을 안타까운 상처까지 공개하며 어렵게 폭로했는데, 정작 AOA를 만든 FNC엔터테인먼트는 사태 발생 하루 종일 입 닫았다.

공식입장은 다음 날이 되어서야 냈다. 토요일 밤 12시가 다 된 시각이었다. '심야 발표'였다. 대중이 다들 잠들기만을 바랐다면 오산이다. 수 년을 견디다 SNS로 밖에 폭로할 수 없던 권민아의 호소를 대중은 결코 못 잊는다.

"FNC엔터테인먼트입니다"로 시작하는 문장을 빼면 공식입장은 달랑 네 줄이다. 심지어 그 네 줄 안엔 진정성도 찾아보기 힘들다.

진상 규명이 없다. 하루가 지나도록 뭐했나. 권민아가 상세하게 자신이 겪은 일들을 털어놨는데, FNC엔터테인먼트는 겨우 "현재 소속 가수 지민과 관련해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라고 뭉뚱그렸다. 권민아의 호소도 대충 묵살하겠다는 뜻인가.

진상을 솔직하게 못 밝히니 반성은 알맹이가 없다. "당사 역시 이 모든 상황에 책임을 통감하고"라고 한다. '이 모든 상황'이 뭔지 왜 말 못하나. 아직 파악을 못했나, 아니면 모른 체하나.

대책이 제대로 있을 리도 만무하다. "아티스트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습니다"라고 했는데, '아티스트 관리'는 소속사의 기본 업무다. 지금 FNC엔터테인먼트가 당연한 소리를 하고 있단 것이다.

특히 피해자 권민아에 대해선 어떤 사과나 대책도 없던 FNC엔터테인먼트다. 달랑 네 줄짜리 공식입장에 '권민아'의 이름은 등장조차 안 했다.

대중이 FNC엔터테인먼트가 지민 탈퇴로 '꼬리 자르기' 한다고 비판하는 이유다.

공식입장은 "다시 한번 좋지 않은 일로 걱정을 끼쳐드린 점 사과 드립니다"란 문장으로 끝난다.

지금 누가 대체 FNC엔터테인먼트를 걱정했나. 대중이 걱정하는 건 권민아다.

일말이라도 "책임을 통감" 한다는 말에 진정성이 있다면, 이런 허술한 공식입장으로 넘겨선 안된다. FNC엔터테인먼트는 AOA 안에서 벌어진 사건들에 대해 정확한 진상 규명과 그에 대한 반성을 대중에 솔직하게 내놓고, 자신의 고통을 힘겹게 꺼낸 권민아에 대한 사과와 현실적인 대책 마련 등을 내놔야 한다.

눈 가리고 아웅 할 생각 말라는 것이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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