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선 없는 일베 논란, SBS는 왜 '일베 방송사'를 자처하나 [명희숙의 딥썰]

[마이데일리 = 명희숙 기자] 또 SBS다. SBS funE '왈가닥뷰티'는 일베 용어인 '고 노무'를 방송 자막에 사용해 고개를 숙였다. SBS는 앞서 수 차례 본사 및 자회사의 프로그램들이 일베 용어나 사진을 방송에 노출하면서 논란을 키웠다.

SBS funE 측은 '왈가닥 뷰티'에서 사용한 '고 노무'라는 일베 자막에 대해 "방송 전 사전 시사를 통해 걸러내지 못한 책임을 깊이 통감하며, 고 노무현 대통령과 유가족, 시청자들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 깊이 사과드린다"라고 했다.

또한 '왈가닥 뷰티'에 대해 관계자 뿐만 아니라 공식입장으로 외주제작프로그램임을 강조했다. 자사의 책임을 피하고 싶은 강조로 보이지만, 수차례 반복되어온 일베 논란이 다시 불거져 비난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미 SBS는 10여차례 자사와 계열사 등에서 일베 논란이 이어졌다. 보도국, 예능국, 외주제작 프로그램 등 가리지 않고 등장했다. 2013년 'SBS 8뉴스'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코알라 얼굴을 합성한 이미지를 사용한 것을 시작으로 2015년 '뉴스8'에도 노 전 대통령을 조롱하는 음악인 'MC 무현'의 일부분을 삽입한 사실이 알려졌다.

간판 예능 프로그램인 '런닝맨'에도 2016년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을 비하하는 '운지'라는 자막이 들어갔다. 이밖에도 '세상에 이런일이', '한밤의 TV연예' 등이 일베 논란에 휩싸였고 사과했다.

이와 관련해 SBS 박정훈 사장은 2017년 SBS 인트라넷에 "방송사고와 관련하여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으며 특단의 조치를 취하고자 한다"며 강렬한 유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왈가닥 뷰티'에서 또 다시 일베 자막이 등장하며 시청자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겼다. 단순히 외주 제작 프로그램의 실수라고 치부하기에는 그동안 SBS가 어떤 노력을 들였는지 조차 의심되는 치명적인 실수로 돌아왔다.

10여차례가 넘는 일베 사고로 SBS는 '일베 방송국'이라는 시선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사과 후 재발 방지를 약속했으나 도돌이표로 돌아온 현 시점에서 SBS가 하는 사과를 시청자들은 신뢰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사진 = SBS 방송화면 캡처]

명희숙 기자 aud666@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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