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폭행 김강열, 편집無 사과無"…'하트시그널3' 제작진, 시청자 무시하나 [이승록의 나침반]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여성을 폭행해 법적 처벌 받은 남성이 여성의 마음을 사로잡는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출연 중이다. 어불성설(語不成說)이다. 그런데도 채널A는 논란을 외면하고 방송만 강행했다.

채널A '하트시그널 시즌3' 제작진은 10일 방송에 과거 여성 폭행 사건이 드러난 김강열을 편집하지 않고 정상적으로 내보냈다.

김강열은 수 년 전 술자리에서 자신의 일행과 시비가 붙은 상대방 일행의 여성을 폭행해 법적 처벌 받았다. 이 사실이 최근 피해자의 언론 제보로 탄로 나자 김강열은 사과문을 내고 "당시 여자 친구를 보호하려던 마음이 지나쳤고, 그들을 갈라놓으려고 하는 상황에서 순간적으로 잘못을 하게 되었다"고 해명했다.

대다수 네티즌들은 여성 폭행 가해자가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게 부적절하다고 보고 있다. '하트시그널 시즌3' 제작진이 김강열을 편집 등의 조치로 방송에 내보내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출연자를 섭외하고 검증해야 할 의무가 있는 제작진에게도 책임이 크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김강열의 경우 법적 처벌까지 받은 사건인데, 제작진이 섭외 단계에서 이를 전혀 걸러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묵묵부답이다.

'하트시그널 시즌3' 제작진은 김강열 논란이 터진 후 사과나 해명은커녕 아무런 입장도 내지 않았다. 오히려 방송일이 되자 일언반구 없이 김강열을 그대로 방송에 내보냈다. 방송에선 김강열이 호감 있는 여성 앞에서 "한 명에게 심쿵한 적 있다"는 식의 발언을 하는 장면이 제작진의 그럴싸한 연출과 함께 펼쳐졌다.

현실적으로 '하트시그널 시즌3'에서 김강열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 편집이 어렵고, 방송이 막바지에 이르러 중단하기 어렵다는 상황도 납득은 간다. 다만 그렇다면 최소한 방송을 책임지는 제작진으로서 시청자들에게 충분한 사과나 해명으로 양해를 구해야 한다.

'하트시그널 시즌3'는 이미 첫 방송 시작 전에도 다른 출연자의 과거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당시 제작진은 "방송 전 출연자들과 관련한 여러 가지 논란이 있는 점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다. '무거운 책임감'이라더니, 이번 김강열 논란에는 어떤 책임감도 느껴지지 않는가.

또한 당시 제작진은 "시청자 분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도 약속했다.

하지만 지금 상황이 어떤가. 제작진 말만 믿었던 시청자들이 김강열 논란에 실망해 제작진을 성토하고 있다. 그런데 이 목소리에는 귀 닫았나. 방송 전 약속은 거짓말이었나.

[사진 = 채널A 방송 화면]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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