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단장 "김연경 의사 결정 기다린다…최대한 빨리 해주길”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흥국생명이 ‘배구 여제’ 김연경의 복귀 의사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흥국생명 김여일 단장은 4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2020 KOVO 여자부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에 참석해 최근 배구계 최고 이슈로 떠오른 김연경의 복귀와 관련한 공식 입장을 전했다.

지난달 22일 터키 엑자시바시와의 2년 계약이 끝난 김연경은 다양한 선택지를 두고 차기 행선지를 고민 중이었다. 당초 중국 프로배구 베이징행이 유력해 보였지만 한국 복귀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사실이 전해지며 흥국생명과의 만남이 이뤄졌다. 김연경은 2013년 흥국생명에서 임의탈퇴 신분으로 해외에 진출, V리그 복귀 시 흥국생명 유니폼을 다시 입어야 한다.

김연경은 지난 3일 흥국생명 구단과 첫 만남을 가졌다. 흥국생명에 따르면 구단 고위 관계자와 김연경이 직접 만나 협상 테이블을 차리고 복귀에 대한 서로의 생각을 공유했다. 대화는 좋은 분위기 속에 진행됐고, 김연경은 이 자리에서 “생각할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했다.

이날 김 단장은 “보도된 게 전부다. 좋은 이야기를 나눴고 복귀하면 우리 팀에 오는 걸로 이야기를 했다”며 “선수가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하며 기다리는 중이다. 갑자기 복귀 문제가 언론에 보도되며 논의도 갑작스럽게 진행됐다. 선수, 구단 모두 여러 고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연경 복귀 시 최대 문제는 팀당 최대 23억원을 쓸 수 있는 V리그 여자부 샐러리캡이다. 이미 이재영, 이다영 쌍둥이 자매에게 10억원을 소진한 흥국생명은 김연경에게 옵션 포함 최대 6억5000만원을 지급할 수 있다. 이렇게 될 경우 나머지 6억5000만원으로 남은 선수들과 연봉 계약을 맺어야 한다. 터키에서 최소 16억원 이상의 연봉을 받았던 김연경이 감수해야할 부분이다. 또한 흥국생명 선수 구성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김 단장은 이에 “김연경이 의사를 결정하면 협의해야할 부분”이라며 “샐러리캡 문제는 조금 먼저 나가는 이야기다. 어제 처음 만났기 때문에 의사 결정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을 아꼈다.

김 단장은 이어 “어제 첫 테이블이 차려지기 전에도 유선 상으로 김연경에게 복귀 생각이 있다는 이야기를 직간접적으로 들었다. 우리도 들어올 경우 충분한 지원을 하겠다고 전했다”고 뒷이야기를 덧붙였다.

김연경이 2020-2021시즌 V리그 여자부에서 뛰기 위해선 한국배구연맹(KOVO)에 6월 30일까지 선수 등록을 마쳐야 한다. 김 단장은 “최대한 빨리 의사 결정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래야 팀 운영이 수월하다”고 말했다.

옆에 있던 박미희 감독도 같은 의견이었다. 박 감독은 “지금은 결정된 게 아무것도 없다. 김연경도 한국행이 여러 옵션 중 하나라고 했다”며 “정확한 대답을 드릴 수 없다. 의사결정이 먼저다. 김연경이 다시 해외로 갈 수도 있다”고 전했다.

[김연경.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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